2004년 9월 4일 토요일

짐싸기

이사를 가는건 아니지만
오늘 집에 돌아와서 다섯시간여동안 나는 홀로 짐을 꾸렸다.
수십장의 시디와 디브이디에서부터 교재, 소설책, 잡지, 만화책...
온갖 레포트와 프린트들..
컴퓨터 모니터와 고장난 스캐너하며 너저분한 선들까지.

한참을 정리하다가 짠맛나는 땀이 콧등을 간지럽히기 시작했을때
팔 다리가 찌릿하게 저려왔다.

방안은 썰렁해졌다. 먼지만 잔득 앉은채로-

내일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마지못해 싸기 시작한 짐들이지만-
그렇게 정리된 짐은 한결 개운해진다.

내 마음속에 짐들.. 이렇게 정리할수야 있겠지.

하지만.. 저 두텁게 쌓인 먼지만큼 내 가슴속에도 무언가 두텁게
남아 버리지는 않을까... 그게 두려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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