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8일 수요일

편집부를 정리하며

왠지 마지막이구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들어오는 밤이 되어서 하던 시험공부도 밀어두고 쓰기 시작합니다.
오늘 사은회를 마쳤습니다. 뭐랄까요. 참 많이 아쉽고 떨립니다.
졸업이란것. 처음 입학했던 순간부터 기다렸던 것이지만 막상 한신대 국문과 재학생의 신분으로 여러분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다 했음을 깨닫고 나니 괜한 억울한 심정. 미안한 마음. 서글픈 생각이 밀려드네요.
사실 잘했다. 열심히 했다. 그런것보다. 못해준것. 서운하게 했던것. 미안한 마음. 그런게 더 많습니다. 그래서 더 이렇게 미련이 남는가 봅니다.
내일이면 정말 우리.들 두번째 펴냄이 나오겠지요. 그걸 보는 순간 기분이 어떨지... 막막합니다만 차라리 웃어보일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 책 보면 올 한해 함께 고생한 모두의 얼굴이 떠오를테니까요.

모두 아프지 말고, 언제나 행복하길 바랍니다.
당장에야 헤어지고 못보는것 아니지만 그냥 미리 쓰는 인사입니다.
내일이면 또 기분이 멍해져서 이런글 못 남길것 같거든요.

여러분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내년에는 새로 들어올 후배들에게 정말 존경받고 좋아할만한 선배가 되세요.

그리고 기억할런지. 제가 지난 봄 모꼬지에서 여러분에게 했던말이요.
나는 편집부라는 공간에서 여러분처럼 기사를 쓰기 위해서 왔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지금의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자부심같은건 가지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내게 편집부가 이만큼 커진건 내가 가진걸 다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였습니다. 그때 나라는 사람을 찾고 싶었습니다. 내 존재를요. 나를 확인할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고, 마침 그것이 편집부였습니다.

지금의 저는 나를 압니다. 나란 사람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말했듯이 나는 편집부가 사람이 남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정말 멋진 기사 한편을 써내기보다 모두가 함께여서 언제나 함께이고 싶은 모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걸 제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걸 알면서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잘 모르겠네요. 과연 조금은 그리 되었는지...
함께했던 사람들 생각난다 했었지요. 지금은 함께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 생각난다 하였지요. 미쳐 말리지 못하고 그렇게 나가버린 사람들이 자꾸 떠오른다 했었지요. 그러다 울먹였지요.

편집부가 전에는 참 좋았는데라는 아쉬움. 저만 느끼는 그런것은 아닐것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같이 지금 힘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게요 내일이
내일이 있어서. 오늘은 좀 이래도. 내일은 오늘보다 낳을수 있고, 좋았던 그 날보다 더 좋을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할수 있고 그렇게 내일이 찾아올수도 있으니까.. 말이지요.

참 말이 길어졌습니다. 두서없이 그저 횡설수설하기만 하고.
모두- 잘 될거예요. 우리가 그냥 편집부입니까!
민중의 벗 국어국문 편집부 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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