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16일 수요일

춥죠로 돌아옴.

블로그를 하다가, 개인 홈페이지를 하다가, 미니홈피도 하면서, 위키위키를 하기까지- 2000년 이후 나를 표현하는 닉네임은 참 많았다.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나를 실물 그대로 보이기보다 정도의 신비감과 약간은 가려진 가면을 쓰고 익명성과 자율성을 동시에 느끼고 싶었고, 그래서 좋은 닉네임을 항상 궁리했다.
주변에는 참 좋은 닉네임이 많았다. 친구들 것 말이다. 그런데 내것은 언제나 왠지 식상하다. 참신한 맛도 떨어지고...
오늘 결국 돌아온건 춥죠다. 인터넷에서 쓰던 닉네임은 아니다.
중학교 시절 지어진 내 오래된 별명. 그것이다.

촌스럽기도 하고 단순하기도 하다. 춥죠란다. 이름이 추지호니까. 짧게 불러서 춥죠. 날씨가 추워서 춥죠란다. 농담이 썰렁해서 춥죠란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 다들 나를 기억한다. 춥죠란 별명을 가진 친구로 기억해준다. 그 별명 때문에 이만큼 오랫동안 나를 기억해주는 것 같다.

나쁘지 않다. 썩 좋기도 하고, 춥죠란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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