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천 하늘에는 봄비가 내렸다.
부대는 새벽부터 기와를 두드려대는 빗장단에 들떠 있었고, 그렇게 아침은 복닦거리며 시작된것 같다.
보기에도 푸짐한 먹거리들을 양 손에 들고, 빨갛고, 노란 색색의 우산과 힐들이 똑딱거리며 부대 안을 메우기 시작했는데 예전 그 모습과 아주 다르지는 않았던것 같다.
2년전보다는 많이 약소화된 잔치이긴 하지만 나름의 준비를 부모님들께 선보이고,
보따리마다 가득한 밥과 찬들을 꺼네어 아들들에게 먹이는 어머니들 손이 어찌나 부지런히 움직이던지.
한손에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나를 붙잡고 어서 한 젓가락 집으라고, 아니라고, 괜찮다고 굳이 사양하는 모양을 잘라내고 기어이 고기 한 점을 입에 물려주시는 어머니들.
까까머리에 국방색 전투복을 끼워 입은 사내 놈들이 죄다 내 아들 같아서겠지.
티비에 군인만 나와도 내 얼굴이 떠오른다는 내 어머니 말씀처럼, 저 사내들 어머니들도 나를 아들이라 여기시겠지. 그렇게 그 고기 한점 먹이지 못해 미안해 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예쁘신것을.
비는 아직도 내리고, 두어 시간 전 쯤에는 번개까지 쳐 대더니 굵었다- 멎었다 한다.
햇살이 살짝 들치는 저녁이 되고, 부대는 언제 다녀갔냐는듯 조용하게 밤을 맞기 시작한다.
생활관에는 어머니가 남겨두고 가신 과일 것들이 한 움큼씩 남은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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