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3일 금요일

NHN 웹표준화팀의 HTML 개발 프로세스 특강 후기

무더웠던 22일 오후. 하드코딩하는 사람들(이하 하코사)의 엽님과 함게 역삼동의 비즈델리 교육장을 찾았을 때 텅빈 교육장은 에어콘 대신 무심하게 목만 긴 선풍기들이 먼저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잠시 후부터 하코사의 진달래님과 fooljini님 등이 자리를 채워 주셨고, 얼굴은 낯설지만 같은 의미로 비싼(?) 수업을 듣기 위해 스무명 남짓의 사람들이 자리를 하나씩 채워갔다.

이날 특강의 발표자는 NHN의 웹표준화팀장 박태준씨였고, 주제는 HTML 개발 프로세스였다. 나와 같이 웹퍼블리싱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의미있는 마크업과 효과적인 스타일시트 작성, 웹표준과 접근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적용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HTML이 프로세스의 어정쩡한 중간단계나 단순작업으로 치부되지 않고 모든 프로세스와 동일하게 중요시되거나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 개선되도록 연구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특별히 웹표준화가 이슈가 되고 과거의 웹 개발 프로세스가 가지는 워터풀 방식이 여러가지 문제들을 가진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 무엇이 문제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그 대안은 어떤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의미에서 이번 NHN의 웹표준화팀에서의 선행 사례는 아주 의미가 있는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가져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NHN이 네이버라는 포털중심의 기업이라는 점에서 대부분의 웹퍼블리셔들이 포함된 환경(웹에이젼신 등)과 동일하게 적용되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희망사항이고 환상일지 모른다. 박태준 팀장님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언급을 해 주셨고, 나 역시 그러한 골의 깊이를 안타까워 하며 강의를 듣을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앞선 사람들의 경험들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언제까지나 수동적일수밖에 없고, 잘못된 선행 사례를 비판할 수 있는 시각조차도 키울수 없지 않을까. 박태준 팀장님이 소개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NHN이 지난 시간 실패와 성공을 오가며 경험했던 소중한 자료들이고, 우리는 그것을 간접적으로 배워가며 새롭게 우리의 것을 만들고 적용해 보기를 노력하면 되리라 생각해 본다.

특별히 이번 특강을 통해서 문서화 작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는데 국문과 출신이라는 점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름의 정리벽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지식이 얕다 보니 그것에도 한계가 있고, 스스로도 체계성을 갖추지 못한 약점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NHN의 수많은 문서들을 보고서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우리가 아무리 NHN의 서비스를 욕하고 정책에 대해서 비판을 해도, 그 안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노력에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줘야 하지 않나 싶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만들어내는 문서의 양과 질이 가히 대단했고, 그러한 결실은 또다른 지위의 향상과 업무의 효율성을 기대케 한다. 크게는 HTML과 관련된 마크업과 표준화 작업, 접근성 이슈들의 자료들이 축적되면서 이 직군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깊이를 더욱 깊게 하여 새로운 인력들이 좀 더 쉽고 많이 유입되는 효과를 가지게 하며, 그렇게 우리들 스스로 우리들의 역사를 공고히 만들어 갈 수 있게 된다. 별수롭지 않게 만든, 차라리 귀찮다고 생각해버릴 수 있는 문서화 작업이 가까운 미래에 자신에게는 든든한 벽이 되고, 멀리는 우리 직군의 질적 깊이를 더욱 깊게 해주는 배경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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