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높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심장에서부터 온다.
천운영님의 소설 '잘가라 서커스'중에 나오는 말이다.
아무리 높은 곳이라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만큼 차가운 심장을 가졌지만, 사랑 앞에서 처음으로 아찔하고도 안타까운 가슴졸임을 느끼는 심장의 떨림. 사랑은 그런 것이구나하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나는 누구라도 알아 맞출 수 있을만큼 확실한 에이형의 남자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울적해지고, 소심해지는 심성을 어쩌지 못하고, 그렇게 그런대로 살아가는 작은 남자. 운이 좋게도 한두번의 연애도 해 봤지만 애석하게도 남자가 고백을 했던 상대로부터는 단 한번도 결실을 맺어보지 못한 놈이기도 하다. 항상 걱정을 앞세우고 더듬거리다가 기회를 놓치기도 했고, 차마 용기내지 못하고 그만두었던 순간도 있었던 것 같다.
내게 심장은 너무나 가깝고, 큰 것이었을까. 하지만 천운영님의 글귀때문에 조금은 용기를 가져볼양도 생긴것 같다. 그 어떤 차갑고 무딘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도 결국은 사랑 앞에서는 홧홧히 뜨거워지는 설레임을 거절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것도 같아서다.
아직은 아쉬운 시간 속에 혼자임을 그냥 그대로 묻어두고 살며 지내지만 제게도 내일이든 언제든 좋은 인연이 나타나고, 다시금 그 떨림 앞에 서 볼수 있겠지않나.
2007년 11월 27일 화요일
2007년 8월 11일 토요일
사랑해라고 말했더니 좀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해라고 말했더니 좀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전차남'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뱉어져 나오는 단어가 바로 '사랑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사랑해"라는 말이 그 사람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약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아직은 그런 사람 내게 없기는 하지만 언제고 기회는 오지 않겠어요.
항상, 그리고 언제나 표현하는데 익숙하지 않고, 어색하기만 했던 나였는데
때로는 서툴게 터져 나오 표현이 더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소월님의 '가는길'이라는 시 가운데
그립다 / 말을 할까 하니 / 그리워라는 구절이 있지요.
말은 마음을 동하게 하는 힘을 가진것 같아요.
그리고 불확실을 확신으로 되새겨주는 기적도 가지고 있구요.
무언가 바라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진심을 담은 소리로 내뱉어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연주누나가 영화 얘기를 했더니 김소월 시를 알려줬다.
알고 있던 시였지만 새삼 다른 느낌으로 와닿는 시의 한 구절.
영화 속 대사와는 다른 의미지만... 어쩌면 또 다른 사랑해라는 말일수도 있겠다.
2007년 7월 28일 토요일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비주얼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아무래도 최근작의 수준이 너무 높다.
하지만 '구름의 맞은편, 약속의 장소가 보여주는 화면도 너무나 아름답다) '초속 5센티미터'와 차이를 느끼기 힘들만큼 비슷한 감수성이 녹아 있다.
'초속 5센티미터'에서도 마무리가 아쉽다는 느낌(스토리의 개연성보다는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점에서)이었는데, 역시나 이 편에서도 후련하지 못한 엔딩이 내내 가슴에 남는것 같다.
조금은 판타지적이기도 하고, 낯설기까지 한 화면과 이야기속에서 우리가 현실에서 발견하는 피하고 싶은 그런 감정의 덩어리들을 신카이 마코토는 덜지도 않고, 덧대지도 않은채로 그렇게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다.
라벨: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날적이,
사랑,
신카이 마코토,
초속 5센티미터
초속5센티미터
내게도 첫사랑이 있었고, 짝사랑이 있었고, 너무나 짧았던 만남도, 너무도 만남을 원했던 사랑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앞에서 인간은 참으로 작아지므로 앞으로의 삶이 너무나 크고, 단 하루의 미래도 알아채지 못하는 우둔함으로 그렇게 떠나보냈던 추억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어렴풋한 추억은 내 기억속에서일 뿐이겠지만 신카이 마코토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남아 있다. 이 애니메이션을 함부로 유치하다고 낮춰보지 못하는 건 아마도 감독의 마음이 내 마음 같아서였던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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