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22일 금요일

벼락

햇살이 벼락처럼 떨어지는 날이 있다.
아찔함에 질려버려 악-소리도 내지 못하고 황홀해지는 날이 있다.

너무나 따스하고,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내 사랑아- 하고 목이 메여오는 그 소리를 뱉어 내지도 못하는 날이 있다.

부르르 떨려오는 심장소리에 귀가 멍멍해져서
뜨겁게 끓어오르는 혈관의 꿈틀거림을 진동으로 느끼는 날이 있다.

그렇게-
하늘은 푸르게 열리고, 바람이 사방으로 고요해지는 날이 있다.

세상에-
숲이 부대끼는 소리와, 강물의 차갑게 깨어지는 소리, 허공의 외롭게 날개 부딪치는 소리만 들리는 날이 있다.

투명한-
망막의 그 깊은 침묵 속으로 벼락이 찢고 들어와 나를 죽이는 날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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