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이라는 이름을 알린 건 그녀의 첫 장편 <<새의 노래>>였다. 최근에 그녀의 작품을 여러편 읽고 있긴 하지만 정작 그녀를 세상에 알린 그 작품은 아직 손에 넣지 못했다. 어차피 읽기가 무작위로 작동되는 것이었기에 무심코 집은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가 <<새의 노래>>의 연장선상에 있었다는 것이 새삼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는 주인공 강진희의 이율 배반적인 사랑을 담고 있다. 셋이라는 숫자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균형잡힌 연애관을 가지고 있는 그녀로서 이혼한 남편과 가장 진실했던 사랑, 그리고 오랫동안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녀에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친구 둘이 있어. 그녀를 포함해 셋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낸다. 강진희가 일궈가는 사랑은 때론 아름답지만 일탈적이고, 불륜스럽다가도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녀는 강한듯 하지만 소심한 성격이며, 현명한 듯 하지만 가장 바보스러운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도 같다. 은희경은 무얼 말해 주려고 강진희와 같은 여자를 만들어 냈을까? 그런 의문이 계속 들었지만 아직은 선명하게 떠오르는 답이 없는것 같다.
신문에 연재가 되었던 작품으로 마디가 짧아 호흡이 비교적 짧고, 전개가 수월한 편이다. 일각에서 독자를 의식해 지나치게 왜설스럽게 쓰지 않았느냐는 호된 목소리도 있었으나 강진희라는 인물이 빠져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자 역시 적지 않았다는 후기도 눈에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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