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은 그저 뜻하지 않게 내리곤 한다. 겨울이 가고, 이제는 봄이다 싶을때 마지막 인사처럼 그렇게 내리곤 한다. 몸서리치게 시리던 겨울바람을 내모는 봄햇살에 섭섭하기라도 하듯, 시위라도 하듯 그렇게 내린다. 하지만 그 모냥이 어디 그저 시기어린 마음뿐일까. 봄눈은 금새 녹아 반짝이기 시작한다. 세상에 은빛으로 안녕을 말하고, 얼어버린 땅으로, 가슴으로 헤집고 들어가 어른다. 푸른다. 그렇게 흔적없이 사라지곤 한다.
누군가의 가슴에 스며들어가 그 마음을 풀어헤치고, 따듯하게 봄기운을 심어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봄눈은 내리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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