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장의 몸을 끌어안고 진주 남강에 뛰어든 주논개.
김별아의 논개는 모처럼 전설처럼 굳어버린 논개에 대한 애석한 마음을 쓸어 담은 소설이자. 증거이다.
그녀의 글에서 논개는 너무나 곧고, 깨끗하다. 세상에 어울리지 않을만큼. 오직 마지막 한 순간을 위해
살아가고, 살아남은 생명처럼 그렇게 불티같이 반짝이며 살아 숨쉰다.
그래서였을까. 논개를 그려내는 글자들 사이로 스며드는 가지글들이 참 아쉬웠다.
기왕의 소설이었다면 조금은 작가의 상상을 곁들여(이미 충분히 상상이리라 생각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줄거리들이 붙어 있었더라면 소설의 읽기가 좀처럼 따분하지는 않았지 않았을까 싶다.
기왕의 소설이었다면 논개의 의기앞에 사내의 눈물을 자극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충신이며, 의사며 온갖 위인들의 전기 속에서 논개는 어찌보면 밑바닥 인생의 종이자, 기생이고, 첩실일 뿐이었는데, 그녀의 소설속 삶이 태반이 거짓이고, 작위적이라 할지라도 남강에 기꺼이 뛰어든 기억만큼은 사실이기에 한번은 가슴을 뎁히며 읽어볼만한 소설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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