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문학 책을 읽어내지 못하?사정가운데에도 유독 눈에 띤 책이 있었다.
김영하가 쓴「당신의 나무」라는 소설이다. 굳이 감상평을 쓰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와 닿는 것이 한가지 있어 몇자 적어본다.
주인공 남자는 앙코르를 방문하면서 수천년간 자리를 지켜온 유적지를 보고 특별한 감동을 받는다. 하지만 유적지를 감싸 안은 거대한 나무를 보면서 또 다른 느낌(불편함?)을 받는다. 나무를 악마처럼 느끼는 감정이다. 그 순간 한 승려가 다가와 저 나무가 있어 이 유적지가 긴 세월 버틸수 있었음을 깨닫게 해준다. 유적지는 사암으로 만들어져 있어 쉽게 역사속으로 사라질수 있었음에도 저 나무뿌리가 흉물스럽게 감싸쥐고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여기 서서 이렇듯 바라볼수 있다는 얘기.
작가 김영하는 작품속에서 남녀간의 관계가 서로에게 상처주지만 결국 서로를 지탱하게 해주는 모습으로 앙코르 유적의 나무를 그려준다. 비단 남녀관계일 뿐일까? 어차피 사람살이다. 사회든 군대든. 너와 내가 있어서 함께라는 말이 있고, 동지와 동료 전우라는 말이 의미를 가진다.
선진병영이란 무엇인가? 나는 도무지 그 말의 뜻을 헤아릴 이해력이 모자른가 보다. 백날 설문조사를 받고, CLUE라는 범인찾기 게임이라도 하듯 '때린 자"를 찾아내는 숨박꼭질을 시작한지도 1년이 넘었다. 이 소설을 읽고 가장 처음 느껴졌던 감정은 황무지다. 사막이다.
나무 한그루 자랄 수 없어서 의지하고 싶어도 의지할 곳 없고,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는 곳. 그래서 혼자 걸어가야 하고, 혼자 견뎌야 하고, 그러다 지쳐 쓰러지고, 일탈하고, 좌절하고 오아시스만 찾아 헤메다 텁텁한 흑모래를 되씹으며 숨을 죽여가는 영혼들이 가득한 곳. 사막- 사회가 그렇고, 부대가 그렇고. 이 세상이 그렇게 변해간다. 자신의 나무 한 그루 찾아내거나 심을 줄 모르는 영혼들이 늘어간다. 안타깝다.
지금 내 목을 죄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한번쯤 돌이켜 생각해보자. 그 손이 단지 내 숨을 틀어쥐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 삶을 지탱해주는 뿌리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이중적이다. 그렇게 말이다. 당신의 나무를 찾아보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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