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컴퓨터 공학과 관련한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지난 여름 읽은 김중태의「웹2.0시대의 기회 시멘틱웹」(이하 김중태)과 오늘 읽기를 끝낸 「조엘 온 소프트웨어」(이하 조엘)가 그것이다.
두 권의 책은 서로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가지고 있는데, 공통된 것은 김중태와 조엘 모두 컴퓨터 세계에서 철학적인 가치관을 확고히 하고 나름 '전문가'다운 지식과 부담없이 탁월한 글쓰기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둘 모두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체험적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 역시 비슷하다. 반면에 조엘의 것은 소프트웨어라는 좀 더 포괄적이면서도 명확한 것을 토대로 분석적인 태도를 보이며, 김중태는 최근 주목을 끌고 있는 웹2.0에 한하여 다양한 견식을 선보이고 있다. 조엘은 마이크로소프트사나 주노사에서 몸담아 일했던 경험을 십분 발휘하여 대단히 흥미롭고 놀랄만한 이야기들을 꺼네 놓고 있으며, 김중태는 일반인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는 현상이나 쟁점에 대한 논의를 국문학 전공 답게 편안한 글쓰기로 채워나가고 있다. 또 한가지 두 권 모두 조엘과 김중태 개인의 블로그에 실린 글들로 그 중 멋진 것들만을 골라내어 책으로 편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담이지마 조엘의 책은 아마존닷컴에서 놀라울정도의 극찬을 받아가며 공학책 답지 않은 공전의 히트를 친 책이고, 김중태의 책 역시 최근 출시되어 컴퓨터 서적에서 연일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다.)
나는 이 두 권의 책을 읽고 연이어 깨어남의 충격을 당했다. 단지 그들의 해박한 지식과 현란한 글솜씨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아주 친절하게 나같은 무지한 인간도 읽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400여 페이지에 걸쳐 주절거려 주었고, 때문에 나는 "몰랐던" 것을 반성하고, 새롭게 "깨닫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온갖 프로그램을 만져보고, 갖가지 언어를 익혀왔으면서도 어느 것 하나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해 그저 싸구려 프로그래머일 수 밖에 없었던 내게 지식의 깊이와 자신감의 넓이를 확장시켜 준 것이다. 지금 내 앞에 꽂혀 있는 JAVA나 AJAX, MySQL, XML, HTML, CSS, PHP. LINUX 전문 서적들이 참으로 무색하다고까지 느껴진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