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13일 월요일

졸업여행 다녀왔습니다.

2박 3일간의 짧고도 길었던 졸업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졸업여행- 그 이름만으로 가슴 벅차고 아쉬움 많이 남는 여행이겠지만 실상 우리들 여행은 그렇게 우울하지 않았습니다. 즐겁고 들떠 있었지요. 힘이 들기도 했고, 비와 바람때문에 고생도 했지만 산굼부리의 푸른 하늘과 섭지코지의 거친 파도- 만장굴의 길고 어두운 굴과 미천굴의 아름다움. 천지연의 가슴 뭉클함과 주상절리의 절경은 가히 돈이 아깝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오고 이틀이 보내고...
이제서야 조금의 흥분됨을 진정시키고 이렇게 돌아왔음을 알려드립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입니다.

돌아와보니 사실은 마음을 흔들었던 여러가지 일들이 여전히 그대로였습니다. 비는 제주보다 더 차갑게 내리고 있고... 둘 곳 없이 그저 출렁이는 마음에 여전한 피로감을 느끼지만 다부져야겠지요. 몹쓸어지기도 해야겠지요.

제주의 바람은 내게 그런 교훈 하나를 준 듯 합니다.
엉성하게 세워둔 담 같지만 그 모진 태풍에도 쓰러짐 없이 수백 수천년을 버티어 온 것 처럼. 그 모진 파도에도 그 모양 지켜온 용두암과 주상절리처럼.

나의 살아감은 휑-하게 구멍나 어리숙해 보여도 이 속만큼은 단단하게 더욱 모질게 굳혀보며 살렵니다. 그렇게 살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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