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31일 화요일

팔월- 삽십일일-

2년여 만에 복학한 친구들을 만났다.
반갑게 만나서 점심을 함께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종일 수업이 3과목이나 있었지만 첫주인지라 공강이 만들어졌고-
종일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
과사는 불도 안켜지고 선풍기도 안되더라-.

듣지 말아야 할 수업을 들어서 곤란하게 되었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서 말썽을 일으켰다.
내지 말아야 할 화를 내서 무안하게 만들었다.
보지 말아야 할 사람을 봐서 마음이 아팠다.
떠올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떠올려서 마음이 더 아팠다.

어떻게 해도 수습이 안되는 것들...

병신-

내일은 구월- 좀 제대로 살아보자. 오늘같지 말고.

개강 그리고 컴퓨터 복구

어제 30일 아침- 두달하고 보름여만에 학교를 갔습니다.
그냥 간 것이 아니라- 개강이란것 했는지라-
어쩔수 없이 갔습니다.
다른 방학때 같으면 방학이 지루해서 참 학교가는 것이 좋았을텐데.
왠지 이번 개강은 마음이 찹찹해집니다.

두달여동안 일 다니느라고 논문도 제대로 건드려 보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방학 내내 열병을 앓다가 이젠 반쯤 지쳐버려서 어떻게 해야하는 아쉬움 한숨만 나오기 때문에. 겨울 방학이 남았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이번 방학이 내 대학생활 마지막 방학이었다는 것 때문에. 방학동안 동생 없이 홀로 지내시다보니 얼굴이며 어깨며 다리며.. 성한곳 없이 상하기만 한 어머니 때문에..
못난줄 알면서 고치지 못하고 또 못난짓만 했나보다 하고 후회하는 나 자신 때문에..

개강과 함께 다시 달구어진 아스팔트만큼.
이 안에 가슴도 편히 술 쉴 겨를 없이 답답해지기만 하다.

저녁내내- 갑자기 작업이 안되는 노트북을 새로 복구해야했다. 무려 다섯시간동안.

내 마음도 머리도 시디 한장만 넣으면 그저 간단히 복구될 수 없는걸까..

2004년 8월 30일 월요일

혼자 축구장 가는날.

오늘 저녁에 또 혼자서 축구장에 갑니다.
원체 축구는 좋아하니까 전에도 혼자서 잘 다녔지만.. 괜히 우울하네요 하하
2박3일간의 남도답사를 다녀오고 한 이틀 쉬면서 피로도 많이 회복했고..
오늘이 또 방학 마지막 날인지라 영화도 보면서 재밌게 지내고 싶었죠-
뭐 그러니까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단 말인데.. ^^
영 시간이 맞는 사람이 없네요. 그게 좀 우울하단 거죠.

뭐 여하튼 벌써 오후 4시이고 한두시간 집에서 더 죽치고 있다가
경기장에를 다녀와야 겠습니다.

오늘은 이기겠죠?

2004년 8월 24일 화요일

답사가기 하루전!

아아.. 몸이 찌뿌둥해..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왠지 마음 한켠이 서운해서 그럴거야...흠..

아쉽다..아쉽다..서운해!

2004년 8월 20일 금요일

나도 나이테를 먹어가는가보다.

열살이 되던 해 이런 기분이 있었을까 기억이 가믈가믈 하지만은-
스무해가 지난 후 그리고 다시 3년이 지나 이제 스물 넷이라는 나이가 되어버린 가을 즈음에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달라졌음을 새삼 느껴본다.
불볕같던 한여름의 태양을 일순간에 물려버린 거대한 태풍처럼-
뜨거웠던 나의 욕심과 어린시절 꿈은 한번의 태풍에 휩쓸리듯 주춤하고 있는 것 같다.
이다음에 커서 정말 멋진 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가슴 설레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던 중학교 시절만 해도 꿈은 현실에 가까웠다. 차츰 차라나는 키만큼 늘어나는 나이테를 감지하지 못한것은 아니지만 한해 두해 한달 두달 한시간 두시간.. 그렇게 멈춤 없이 흐르는 시간은 내 꿈에 대한 욕심을 차츰 무뎌지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
다행스러운것은 비록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크기만 했던 그 꿈은 그러한 테의 늘어남에 따라 차츰 현실적으로 변해간다. 나의 한계를 직감하고, 나의 능력을 인정하며, 나의 가능성을 바라본다. 나는 어디까지 갈 것이며, 어디까지 이룰 수 있을지.
불확실한 미래이고, 함부로 짐작해서는 안될 미래이지만 그리되리라 믿어지는 신념은 그만큼 두터워지는것은 아닐까.
나무의 나이테가 늘어갈수록 나무의 허리는 더욱 견고해지듯-
나의 삶이 더해갈수록 나의 의지는 더욱 견고해지리라-

20일 11:16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물만 남은 것은 아닌가 봅니다.
어느덧 가을의 서늘함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2004년 8월 16일 월요일

지혜 수진이 지영이

과 후배들인 지혜와 수진이 지영이.

며칠전에 어디론가 셋이서 나들이를 다녀온 모양이다.

사진마다 즐거운 표정들이 묻어나는구나. 정말 보기 좋다..

세 친구 모두 내게는 참 소중한 후배들인데.

지혜는 공적인 일로는 편집부장을 맡아주면서 애써주고, 사사롭게는 나의 고민까지도 들어주는 후배다. 수진이는 내 기억으로 02년도 수진이가 막 입학하던 날 처음 봤던 후배였다. 수줍어하기만 하는 줄 알았던 02년도 그 모습에서 지금은 어엿한 보라성의 회장이 되었다. 볼적마다 반갑게 인사해주는 고마운 후배. 지영이는 조금은 늦게 알게 되었지만 이런저런 일로 많이 친해진 아이. 남원이 남원이 하는 별명만큼이나 남원스러운(?) 아이다. 웃을때 모습이 참 귀엽지.

살면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이렇게 만난 후배들. 오래도록 기억하면서 살고 싶다.

고래비행군단

빙하 사이 파란 바다 위로 거대한 고래 한 마리가 물 위로 솟아 오르더니 이내 물 속으로 잠수한다. 아기 고래, 엄마 고래 모두 아빠 따라 자맥질을 한다. 그러고는 수면 위로 솟아오르더니 다시 잠수하지 않고 수면 위를 비행(?)한다. 그들은 바다 위 하늘을 나는 것이다. 잠시 엄마 아빠와 헤어진 아기 고래는 빙하 속 심연, 얼음 수정 사이를 돌아다니다 엄마 아빠의 그림자를 본다. 자기는 빙하 동굴에 있고 그들은 동굴 밖에 있는 것이다. 동굴 한가운데 광선의 기둥을 따라 서서히 부상한 아기 고래는 빙산의 '분화구' 위로 솟아오른다. 그러고는 부모와 하늘에서 다시 만난다. 아빠 고래는 마치 거대한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듯 바다 수면 위를 미끄러진다. 바다 속 깊은 어둠의 세계로 다가가 다른 고래들을 불러모은다. 고래들은 모두 수면 위로 솟아오르고 하나의 비행 군단을 이룬다. 파란 하늘을 관통하며 편대 비행을 하는 고래들-. 글들은 고공으로 상승하여 구름 사이에서 자맥질한다. 번개와 천둥이 치지만 고래 비행 군단은 대열을 흐트리지 않고 더욱더 고공으로 상승한다, 마침내 고밀도의 구름 띠를 뚫고 솟아오른다. 그곳은 천상의 바다이다. 그 물결 위에서 고래들은 자맥질한다. 그런데 천상의 바다는 하늘인가, 바다인가?

<깊이와 넓이 4막 16장 / 김용석 님의 책 중>

이제 방학 시작합니다^^

두달여간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이제서야 방학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열린 올림픽 덕분에 올빼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논문이며, 프로그램 개발이며, 잡지 제작 일이며, 다음주 답사 일정이며.. 할 일이 많네요.

이젠 더위도 한풀 꺾인다고 하고.. 이른감 있지만 벌써 가을을 맞이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가을하니 괜히 제 마음도 싱숭생숭해지는데...^^ 지난 긴 여름 제 마음을 애태웠던 시간들이 무색해지려 하네요..

첫 날입니다. 저의 방학 첫- 날. 책을 읽고, 논문 자료를 뒤척이다가 TV를 보고, 음악을 듣고..

조금 후에 근처 동문으로 출사를 가볼까 합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