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23일 토요일

낮잠을 자야하나

밤에 통 잠을 못자는건- 아닌데..

살짝 부족하다 싶을만큼 자고 있다. 시험기간이기도 하거니와
코 앞으로 다가온 논문 발표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 새벽 3시나 되야 잠자리에 든다.

새벽 공기가 차지기 시작하면 아침잠은 점차 늘어간다.
뜨듯한 방바닥에서 벗어나고 싶지가 않다.

연신 울려대는 알람소리도 무거운 잠속에 묻혀져 그저 윙- 윙- 거릴뿐이다.

겨우 깨어나 커피로 시작하는 하루.

그렇게 정오가 지나면 다시금 밀려오는 졸음-
봄도 아닌데.

커피도 듣지 않는 이 시간의 이 야릇한 졸리움.

그냥 자야할까?

어깨는 아프고, 머리는 조금 어지럽고 몸은 나른해진다.

공원의 햇살마저 따듯하게 느껴지는 가을날 오후-
그렇게 벤치의 나는 반쯤 졸린 상태의 무거움속에 빠져든다.

2004년 10월 22일 금요일

간만에 글쓰기

밀린 블로그가 많다. 이 글에선 앞으로 올려볼 것들을 간단히 언급하겠다.

그 사이 영화도 두 세편 보았고, 제법 귀를 즐겁게 했던 음반도 들었다.
편집부 장터도 하였고, 이틀전에는 과내 컨닝 문제로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누구 누구의 연애 문제도 내 손가락을 근질거리게 하고 있고,
민호 선웅이와 야심차게(?) 도전했던 첫 사업의 '맨 땅에 헤딩하기'도 있었다.

저번주에는 이름도 모르는 선배님의 웹사이트 구축 의뢰가 들어왔고- 그로 며칠뒤 민호도 비슷한 케이스의 프로젝트를 접수받았다. 아직은 답보 상태- 조만간 무언가의 오고감이 있을듯하다.

그리고 이번주는 중간고사 기간. 월요일 데이터처리방법론을 마쳤고, 내일 정보검색론 시험이 있다. 정보검색론은 XML 수업이다. 실습은 그나마 자신이 있는데 지필은 솔직히 자신이 없다. 암기는 까막눈인지라. 특히나 이 수업 교수님 지필고사는 까다롭다. 그래서 성적은 그다지 기대 않기로 했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난 그다지 시험과 성적 그리고 적성 미래- 의 상관관계를 복잡하게 보지 않는다. 아니 그냥 그렇다- 라고 생각한다. 이 얘긴 다른 글에 이어 할까한다.

양심을 베끼는 양심들

이틀 전의 사건이었다.

대부분 04들로 이루어진 1학년 전공 시험시간에 대대적인 컨닝 소동이 있었는가 보다. 사건의 전말은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몇몇 양심수들의 억울한 호소를 통해- 전해지고 전해지다 모양의 적나라한 발표(그것도 학과 교수님 앞에서)를 통해 일파만파 커져버린 사건이 되어 버렸다. 소문의 확산이 문제가 아니고, 누가 컨닝을 하고 누군 안하고가 문제가 아닌거다. 국어국문학과의 창피스러움이고 당사자들의 분별성 없는 정신상태의 열받음이다. 거기에 선배들이라는 인간들의 무관심 역시 혀를 찰 모양새라 할 수 있겠다. 하필 내가 그네들 선배다. 젠장-

학교 공부를 하면서 가장 비양심적이라는 '컨닝'! 아무리 청렴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한두번의 컨닝 유혹을 받아보지 않은 자 없으리- 덕분에 나름대로의 '양심'을 지키고 살아가는 나 역시 가만히 눈감고 떠올려보면 컨닝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던 모습도 아른거린다. 변명이겠지만 그래도 그건 초등학교때다. 중고등학교때도 아마 몇번쯤은 책상위에 뭔가를 적었던적은 있었던것 같다. 특히 지독히도 안 외워지던 수학 공식들. 가끔은 자리바꿈 뒤에 누군가 적어놓았던 공식들이 내 성적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던적도 있고...

작년 가을이었다. 03학번이 1학년이었던 때였고, 이번과 마찬가지로 조모 교수님의 국문학개론 시험이 시작되었다. 조모 교수님은 유난히도 조용조용하시고 편안한 교수님이시다. 때문인지 어린것들의 갖은 장난과 싸가지없음에도 그저 웃어주실 따름이다. 어린것들은 아주 대놓고 컨닝의 진수를 보이기 시작했다. 책을 보고, 옆 친구와 상의를 해가며.. 아주 지랄을...

얼마뒤- 갑작스러운 재시험은 그렇게 찾아왔던 터다.

그 꼬라지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자손들인가 말인가?
04들은 03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다. 아아.. 이 얼마나 훌륭한 후배들인고.
보지 않아도 눈에 훤하다. 그들이 어떠한 모략과 수작으로 답안지를 작성했는가를!
그러면서도 하하 나는 다 보고 썼어~(의기양양) ... 쯧

탓할것도 못되겠다.
선배라고 예상 문제나 찍어줬지. 컨닝은 안된다. 다른 사람의 양심을 베끼는 짓은 하지 말아라- 라는 말 한마디 해준적이 없으니. 허-

넌센스다. 아이러니다.
1학년 장학생 평균이 4.2점대를 웃돈단다. 허허.. 밑에 깔린 녀석들의 초조함이 오죽할까. 베껴서라도 점수를 올려야겠지. 공부를 안 했으니 베껴서라도 답안지를 내야겠지.

더욱 얄미운 건. 무섭다 무서운 교수님들 앞에선 꼼짝도 못하면서 만만해 보이디? 그 교수님이? 그렇게 우습디? 니들은 대학생이다. 아직도 컨닝하지 말아달라고 사정해야 안하는 척을 해주련?

뼈 속까지 도둑놈 피로 가득찰 놈들. 이제부터라도 그러지 마라.
지독히도 무관심하고 안이했던 나 역시. 눈을 부라리며 나무라자.

3일 남은 연극 티켓-

한달전쯤해서 지인으로부터 연극 티켓을 선물 받았다.
초대권이었는데 당신이 받으신걸 봉투도 뜯지 않으신채로 내게 주셨다.
매번 감사할 따름인데.. 매번 내가 가 보지 못해 죄송함으로 인사를 대신하곤 한다.

첫번째 티켓은 그래도 발등에 불처럼 과제가 있었기에 여차여차 가보았는데
두번째 티켓은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로 주었었다.

그리고 다시 세번째 티켓이 손에 쥐어졌고,
이번엔 특별한 의미에서 내가 쓰자- 했지만.

아무래도 또 누군가에게 선물해야 할 것 같다.
아직은 그대로 남아 있다.

오늘 내일 모레, 24일까지다.

혹여라도 보고 싶으신 분은 연락해주길.
-초야라는 작품이다. 꽤 재밌어 보인다. 1인 2매!
물론.. 공짜로 주는거다..

2004년 10월 5일 화요일

오늘 입대신청을 했습니다.

오늘 입대 신청을 했다.
사실 병무청에를 다녀와야 하나 하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근 1년 사이에 그것도 전산화가 되었는지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클릭 한번으로 되더라.. 허 참..

2년전에 직접 병무청에 찾아가 내 손으로 입대하겠습니다! 라고 입대신청서를 작성했을때의 그 불안했던 가슴떨림이 아직도 생생한데..

하긴 오늘도 클릭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했던가..

마지막 순간까지 대학원에 대한 생각을 담아두었으니..

1분마다 인생을 바꿀 기회가 찾아온다. - 바닐라스카이에서 나왔던 말이다.
지금 군대를 가야한다는 것을 선택한 나와 선택하지 않았을 나.
미래는 달라질 것이나- 후회는 언제나 선택하지 않은 인생에 대한 것 뿐이다.
선택한 삶에 대한 부족함을 채우기도 부족할진데..

이르면 내년 3월. 늦어도 여름이 시작될즈음.. 6월 어느날. 나는 삶의 전환기에 설 것이다. 올해만치 더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