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1일 월요일

이젠 2008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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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간 반쯤 전에 한국의 년도가 바뀌었고, 몇시간 전에 웹의 년도도 바뀌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구글이 이렇게 새해를 알리는 로고를 선보였는데 쥐가 나오지 않을까 했지만, 희한하게 랜선이다. 왜일까? 왜지?
무선인터넷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생뚱맞게 그냥 랜선은 뭘까...

2007년 12월 28일 금요일

12월의 갈무리

요즘은 일과 관련된 포스트가 많았던것 같다. 하코사에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고, 한국 모질라 커뮤니티 연말파티에도 참석하는등 내 일과 관련된 직종의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서 인연을 맺고 도움도 받아가다보니 조금은 더 흥미와 재미를 가지고 열중하게 된 까닭이었다. 덕분에 일상에 대한 포스트가 소홀해지기도 한것 같은데 오늘은 12월을 갈무리하면서 몇 줄 적어볼까 한다.

한해가 간다고는 하지만 사실 별다른 감흥은 없고, 그저 월말에 찾아오는 공허함뿐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요즘은 미투데이에서 흥미로운 나날을 보내는 까닭으로 큰 공허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블로그가 이렇게 지나간 시간이나 정보에 대한 정리과 기록이라면, 미투데이는 순간순간을 내던지는 외침과 같다. 그래서 더 짜릿하다. 한번 뱉어진 글은  수정이나 삭제도 되지 않는다. 이건 중요하다. 그만큼 신중해지기도 하지만 정말 생각없이 던져진 글들이 많아지기도 한다. 돌아보며 반성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때론 타인에게 아픔을 줄수도 있을것 같다. 얼마든지 지우고 고칠 수 있는 블로그와는 너무 다른 것이다. 그래서 미투는 마치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모르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그래서 자유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요즘은 그런 미투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 속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재미가 있다.

하지만, 반대로 그동안 내가 알고 지내온 인연들에게 소홀해졌다. 미안하다. 봐야하는데 하는 생각은 자꾸 드는데 선듯 약속을 잡지 못한다. 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초라해서. 아직은 초라한것 같아서 두렵기도 하고 부끄럽다. 조금만 더 있다가 보면 안될까 하는 민망함을 감출수가 없다.

12월이 지나간다. 그렇게 2007년도 간다. 군대를 마치고, 사회 초년생이 되어 취직을 하고 두어번의 소개팅을 했지만 성과는 없었던 연애운을 뒤로한채 새해가 밝아온다. 조금은 다르겠지. 12월에 내가 노력한 것들에 대한 보상을 기대해도 될까. 그런 생각 해본다.

2007년 12월 24일 월요일

너는 전설이었냐?

오랜만에 영화감상을 적어본다.
오늘 본 영화는 윌스미스의 '나는 전설이다'라는 거창한 제목의 SF였는데 한심스럽기 그지없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2012년이라는 가까운 미래에 뉴욕시 맨허튼을 배경으로 그려지는데, 바이러스에 의한 인간의 괴물(좀비)화와 멸종은 이젠 너무 진부해져버린 소재가 되어버렸음에도 이 영화는 이를 차용하고 있다. 최근에 하도 좀비 영화가 많이 나왔고, 폭력성이 짙어져서인지 사실 본 영화에서 등장하는 괴물들은 상당히 얌전하다고 볼 수 있다. (깜짝 깜짝 놀라게 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인 네빌박사(윌 스미스 분)는 샘(개)과 함께 잡초가 무성한 맨허튼에서 사슴떼를 쫓으며 살고 있는데 영화 초반 이 장면은 비교적 인상적이다. 과거의 영화들이 하나같이 파괴되고 흉물스러운 모습만을 그려냈던것에 비하면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개와 함께 사는 네빌 박사의 모습은 어쩐지 낯이 익다. 네빌박사가 아내에게 맨허튼을 섬이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네빌박사 단 한명을 제외한 어떠한 인간도 존재하지 않는(뒤에 생존자가 나오지만) 공간에서 인간의 언어로 대화가 불가능한 개가 나오고, 마네킹에게 이름을 붙여서 대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톰 행크스가 열연했던 '케스트 어웨이'와 많이 닮아 있다. 감독은 아무래도 인간의 고독을 이러한 모습 속에서 강하게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뒤에 개가 죽은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괴물들에게 달려드는 모습은 오버스럽지만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다가도 네빌박사가 괴물들에게 쫓기거나 싸움을 하는 장면은 전작 아이로봇에서 로봇들에게 공격을 당하는 모습과 너무나 비슷하다. 레지던트 이블에서 주인공이 강력한 힘으로 좀비들을 제압했던것과 달리 네빌박사는 대령이라는 군인 신분에도 불구하고 괴물 한 놈과도 쉽지 않은 대결을 펼치는데, 치고 박고 깨지고, 다치고 난리는 치는 모습이 아이로봇에서 로봇들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고 아까운 아우디를 박살내 버리는 장면과 절묘하게 오버랩되는 것이다.

영화의 앤딩은 "전설이 되었다"라는 여자의 짧은 대사 한마디로 너무나 허무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을 지어주는데 꼭 워터월드의 앤딩같았달까. 캐빈코스트너도 여자와 아이를 살려내고 자신은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모습이나 여자와 아이를 살리면서 자신은 괴물들과 함께 자신의 거주지였던 맨허튼에 남은(자살) 윌스미스나 다른듯 닮아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어쨌든
언제나 인간적인 액션(성룡처럼 주인공임에도 얻어 터지고, 당하는)을 몸소 선보이던 윌 스미스의 또 다른 액션을 즐길수 있으려나 했던 기대는 가지지 않는 것이 좋겠다. 맨인블랙 시리즈와 아이로봇으로 SF장르의 확실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그이지만 SF장르적 색깔은 식상한 좀비시리즈에 묻혀 버렸으며, 살냄새 나는 그의 액션은 아이로봇이후로 점차 약해져 더는 기대할 수 없게 되었으며,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인간적 고립과 외로움은 슈렉의 지나친 차용으로 판타지가 되어 버렸지 않나 싶다.

2007년 12월 23일 일요일

내용의 선형성, 표현의 비선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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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좀

들뇌즈와 기타리가 하이퍼텍스를 리좀(중심이 없는 뿌리)에 비유한 것처럼 웹은 비선형적인 매체이다. 개별적인 페이지를 마디로 보고, 각각의 마디는 링크로 이어지면서 웹을 만들어간다. 링크의 소통은 선형적이지 않고 비선형적이다. 사용자는 어떤 링크를 따라가든지 자유다. 제한적인 프로세스에 의한 선형적인 링크가 없지는 않느나, 넓은 웹을 항해하면서 언제나 클릭의 선택은 사용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의 근간이 되는 HTML문서가 과연 선형적인가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아니 HTML문서는 선형적이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과거에 Table 앨리먼트를 이용해서 코딩을 할 때는 디자인소스를 바라보는 시각과 동일한 방식으로 HTML문서를 작성했다. 고쳐 말해서 디자인에서의 헤더와 풋터, 컨텐츠 영역의 위치를 그대로 받아들여 코딩을 한다는 개념인데 이는 웹접근성을 고려한다면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HTML문서와 스타일시트의 분리는 단순히 스킨 개념의 편리성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표현과 내용의 분리는 내용이 표현이 종속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는 한번 작성된 내용이 중복되어 생산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플랫폼과 브라우저에서 내용전달의 차별을 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즉, PC용 브라우저와 PDA용 브라우저간에 표현(디자인)은 다르나, 그 내용은 동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표현과 내용의 분리를 위해서는 과거의 코딩스타일을 깰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 역시 그러하지만 대부분의 웹퍼블리셔와 디자이너들이 Table 앨리먼트를 이용한 레이아웃 잡기를 하고 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HTML문서의 비선형성을 만들어낸다. (웹은 본래 비성형적인 매체이지 않은가? 라는 질문이 있을수 있는데 이는 다시 정리해서 적겠다) 나는 HTML문서는 선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HTML문서의 선형성은 내용의 선형성을 말하는데 HTML이 인터넷에서 이용되는 문서의 표준이라고 할 때, 아주 특별한 경우(하이퍼텍스트 문학이나 웹아트)가 아니라면 선형적인 특징을 가져야 하고, 가져야 한다고 본다.

세세한 항목을 나열하지는 않겠으나 일반적인 웹사이트를 생각해 볼 때, 구조상으로 화면에 드러나지 않는 각종 정보(메타정보)가 기록되고, 제목과 록고, 공지사항과 뉴스, 주요 컨텐츠, 저작권 표시, 광고 등의 순서로 코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HTML문서가 표현내용(스타일시트)을 포함하지 않았을 때 페이지의 내용이 중요도에 따라 순서대로 나열되어야 한다. 이는 웹에 올라온 HTML문서가 CSS를 불러오지 못하거나, CSS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용자나, CSS를 불러와도 확인할 수 없는 시각장애자등을 위한 기본적인 배려이자 웹접근성을 고려한 웹퍼블리셔의 기본이어야 한다.

그리고 다수의 웹유저들에게 보여질 표현정보를 스타일시트로 온전하게 분리하여 작성한다면, 선형적인 HTML문서를 디자인과 동일하게 재디자인할 수 있게 된다.


2006/10/14 - [하이퍼텍스트문학] - 하이퍼텍스트 문학의 비선형성 연구

2007년 12월 21일 금요일

웹퍼블리싱은 퍼즐맞추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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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투에서 퍼즐을 맞추시는 분과 댓글을 주고 받다가 문득 내가 하고 있는 웹퍼블리싱도 퍼즐같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천피스나 오천피스쯤 되는 조각들을 네모 반듯한 프레임에 하나씩 맞추어 간는 것. 각각의 모양은 틀리고, 또한 비슷하다. 네 귀퉁이 중에 어디서부터 시작해도 괜찮고, 한 가운데서부터 시작해도 된다. 퍼즐을 시작하고 맞추어 가는 과정에는 규칙이 없다. 자신만의 생각과 스타일로 완성을 해나가는 것. 그것이 퍼즐의 묘미일것 같다. 하지만 결과는 정해져 있다. 프레임을 가득 채워야 하고, 그것은 정해진 이미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웹퍼블리싱은 웹사이트를 HTML언어로 디자인을 짜맞추는 작업이다. 퍼즐에 각각의 모양을 갖춘 피스들이 있다면 내게는 A, IMG, DIV와 같은 미리 정의된 앨리먼트들이 주어져 있다. 퍼즐이 네 귀퉁이를 가진 네모 반듯한 프레임이듯 내게 역시 네 귀퉁이를 가진  브라우저와 모니터가 주어져 있다. 나는 HTML앨리먼트들을 요리 조리 고민하며 화면에 끼워 맞춘다. 헤더를 먼저 시작하기도 하고, 풋터를 먼저 시작하기도 한다. 컨텐츠부분을 미리 맞추어 놓을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완성된 모습은 디자이너가 그려 놓은 이미지와 동일해야 한다.

내 손이 앨리먼트를 만지작 거리며 화면을 채워나가는 과정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오랜시간 내가 이 공부를 해온 탓도 있겠지만 어린시절 동생과 함께 머리를 맞대며 그림조각을 찾아 맞추던 추억에서 아주 멀리 벗어나 있지만은 않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크로스브라우징의 기준?

하코사에 길님이 아래와 같은 질문을 올리셨는데 간단히 답글을 적으려다 생각이 길어져서 포스팅을 해본다.

크로스브라우징의 기준이 뭘까요?

1) 박스 및 이미지 등 1픽셀의 오차도 없이 완전히 똑같아야 크로스브라우징이다.

2) 그냥보기에 1px의 차이가 있지만 모든브라우저에 비슷하게 나오는게 크로스브라우징이다.

3) 모든 브라우저마다 겉모습은 비슷해야 하고, 기능(script)은 모든브라우저에 꼭 실행이 되어야 한다.


일단 질문이 주객전도된 것이 아닌가 싶다.
크로스브라우징은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익스플로어를 비롯해서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애플의 사파리, 오페라 등 세상의 서로 다른 브라우저간에 서로 차이가 없이 정보를 보여줄수 있어야 한다라는 의미로 알고 있다. 다시말해 크로스브라우징은 웹표준을 따라서 제작된 사이트가 웹접근성을 보장받아 당연히 컨텐츠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고로, '크로스브라우징의 기준'을 물으면서 위에서 나열한 항목은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웹표준화의 핵심에서 다소 벗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웹은 IBM PC, MAC, 휴대폰, PDA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공되며, 익스플로어,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 다양한 브라우저, 일반인과 장애인과 같은 사람사이의 차이에서 차이를 두지 않고 공평해야 한다. 웹의 기본 정신이 공유에 있다고 볼때 이는 당연한 진리일 것이다. 오로지 하나의 플랫폼과 하나의 브라우저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은 특정인에게만 제공된다면 웹은 '월드 와이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위의 이상공간(XANADU)을 재현하기 위해서 표준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지금 한참 그러한 공부를 하고 있다. 웹표준은 웹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척도이며, 웹표준을 준수한 웹은 크로스브라우징과 크로스플랫폼을 허용하는 바탕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며, 일반인과 장애인의 차별을 고민하지 않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따라서, 웹사이트를 기획하고 제작하고자 할때 우리는 크로스브라우징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웹표준을 지킬 것인가 말 것인가를 우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웹접근성을 무시한채로 단순히 결과론적인 크로스브라우징을 고려해야 한다면 위의 길님의 질문에서 제시된 항목별로 고민을 했을때,
모든 브라우저에서 디자이너의 디자인이 최대한 맞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능(script)는 브라우저의 지원여부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체될 수 있다면 반드시 구현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단순히 링크로 이동해서 연결될 수 있는 기능이라면 억지로 스크립트를 구현해서 웹접근성을 저해하는 요소를 일부러 키울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2007년 12월 18일 화요일

스프링노트에서 블로그발행시 작은문제 발생

생활과 업무에 관련된 여러가지 글들을 스프링노트를 통해서 작성하고, 블로그래 발행하는 일을 종종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2007/12/19 - [웹 뒤에 숨은 'Web'] - CSS우선순위 을 작성하고 블로그로 발행하기를 했더니 아래 그림과 같이 마지막에 글자 몇자가 따라오지 못하고 잘려 있었다. 스프링노트에서 재차 수정하기를 통해서 복구를 하였지만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걸 확인했다. 전송상의 문제일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스프링노트의 버그라면 해결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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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5일 토요일

나에게 파이어폭스는 [ ] 이다

어제 한국모질라커뮤니티(KOMOCO) 연말 모임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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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네모안에 자신이 생각하는 파이어폭스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이었다.

나는 늦게 도착해서 그 커다란 판대기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소개팅'이라는 정의를 내리며 짧게 발표를 했다.

파이어폭스는 익스플로어나 사파리(윈도우용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OS X에 기본 브라우저니까)와 달리 운영체제에 존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대게는 누군가의 소개로 처음 접하게 된다. 이름도 몰랐고, 생김도 낯선 브라우저를 선듯 설치하고 실행시킬때의 느낌은 언제나 두근거림과 두려움이 뒤섞인채 다가온다. 그건 마치 소개팅을 나갈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이 사람은 예쁘까? 성격은? 음식은 가릴까? 건강할까? 말은 잘하나? 나와 잘 어울릴까? 키가 너무 크면 어떻하지? 씀씀이가 헤픈건 아닐까... 반면에 좋은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연애를 할 수 있구나. 거리에서 당당하게 애인의 손을 잡고 걸어볼 수 있겠구나. 사랑한다는 말도 할 수 있겠지. 항상 옆에서 볼 수 있을거야. 와 같은 상상도 할 수 있고, 결과가 좋다면 정말 그럴 수 있다.

나에게 파이어폭스는 소개팅이다.

내 경우에는 소개보다는 인터넷 공부를 처음 시작하던 고교 시절에 모자익과 넷스케이프사의 커뮤니케이터(네비게이터)를 알게 되었고 그 인연은 모질라 프로젝트와 피닉스의 탄생, 그리고 지금의 파이어폭스까지 이어져 왔다. 한 때 커뮤니케이터를 기본 브라우저로 잠시 사용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윈도우 98에서 ME, XP로 넘어가면서 IE가 5에서 6으로 바뀌면서 세상은, 온통 IE라는 한명의 여인만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더이상의 설레임도 없고, 그저 여왕개미의 일개미가 되어버린듯한 세상.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나는 예전의 풋풋한 설레임이 그리워졌고 베타 딱지를 떼어버린 파이어폭스를 기본 브라우저로 선택하는 과감성을 보였다. 여왕개미가 사는 개미굴에서 독립한 순간 나는 두려웠지만, 나만의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은 더 큰 쾌감을 가져다 주었다. 그녀는 내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알려 주었고 지금 이순간 내가 무엇을 공부하고 시작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여왕개미의 품 속에서 꿈도 희망도 잊고 지냈던 순간들이 너무나 아깝고 후회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파이어폭스는 단순한 브라우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파이어폭스에는 웹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이 내포되어 있고, 그 철학은 순수한 웹월드를 창조하고자 하며, 순수한 웹월드에서는 모든 인간이 창의적이며 평등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내가 하고 있는 일 속에서도 파이어폭스는 내 작업의 문제점들을 세심하게 일러주며, 나는 그것을 깨치며 고쳐간다. 그렇게 나는 다시 배우고 발전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기획하거나 개발하거나 창조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공유가 되며, 나눔이 된다. 웹은 그렇게 얽히며, 발전하며 창조된다. 그 중심에 파이어폭스가 있다. 익스플로어가 앞에서 달려가거나 뒤에서 지휘를 하는 입장이었다면 파이어폭스는 항상 가운데어서 모두를 포함하거나 수용하거나 지켜본다. 일부러 차별을 두거나 소외시키고자 하지 않는다.

파이어폭스는 완벽하지는 않다. 익스플로어가 완벽하고자 욕심을 부렸다면 파이어폭스는 스스로를 낮추고 부족해짐으로써 더욱더 완벽해지고 있다. 최초의 웹이 그러했듯이 웹은 가장 보편적인 나눔과 배품의 철학으로부터 완벽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파이어폭스는 예수의 그 현신인듯 세상에 드러나 웹월드를 깨우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국 모질라 커뮤니티 연말 모임 참석 후기

늦은 9시. 30분 늦게 홍대 민토에 도착했을땐 이미 많은 분들이 자리를 채우고 뭔가를 적는데 열중이었다. 낯선 마음에 두리번 거리며 빈 자리에 앉았고, 큼지막한 이름표를 목에 달자 겨우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을 알아 볼 수 있는 네오위즈의 이동환님과 내가 들어오자마자 '봄?!'이라며 반가워 해주시던 ACG의 전승엽님. 그리고 이름만으로도 유명하신 시도우 웹표준화팀장님이신 신현석님이 맞은편 멀지 않은 자리에 점잖게 앉아 계셨고(싸인을 받고 싶었는데!! 소심해서 말도 못 걸었다), 앞쪽 테이블 끝에 나를 웹2.0으로 인도해주었던 사이트(블로그) 김중태문화원과 '웹2.0 시대의 기회, 시맨틱웹'의 저자이신 김중태님도 계셨다. 어찌나 두근거리던지! 그리고 앞쪽으로는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하고 준비해주신 다음의 윤석찬님 서 계셨다. 그 밖에도 올블로그와 디자인블루, 다음, 펜타브리드, ACG, KT, 삼성 등에서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셨는데 자리가 자리이니 만큼 무겁지도 않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모르는 것이 많고, 처음인 이 자리가 사실은 어려워서 선듯 먼저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지만 이렇게 뵙고 싶었던 분들을 한 걸음이나 두어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내게 좋은 기회였고 경험이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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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간단하지만 짧지 않았던 자기소개가 끝난 후에 윤석찬님께서 파이어폭스에 대한 간단한 PT를 진행해 주셨는데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국내 브라우저 점유율이 0.5~0.7밖에 미치지 못한다며 커뮤니티원들의 도움과 분발을 부탁하셨다. 그리고, 각종 프로젝트의 로컬라이제이션에 대한 참여와 각종 익스텐션과 테마지원에 대한 웹개발자, 웹퍼블리셔, 웹디자이너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독려하셨다. 당신의 블로그에서도 느꼈지만 어려울 수 있는 오늘 이 자리에서도 차니님은 차분하고 겸손한 자세로 회원들을 작은 이야기에 깊이 감사하시고 자신의 의견을 정중하게 되돌려주는 모습을 보여서 참 좋았던 것 같다.

사실 난 간간히 웹표준화 업무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커뮤니티를 찾아왔었는데 앞으로는 조금은 더 움직임이 있는 회원으로 나를 알려도 되겠다 싶은 마음이 생겼다. 선배라면 선배고, 스승이라면 스승일 수 있는 여러 회원님들 뒤에서 아직은 작기만 한 내 위치와 실력을 어서 어서 키워야 겠다라는 다짐이랄까 그런게 불끈 솟은 자리였다.

파이어폭스 티셔츠를 끝내 받지 못한 것이 아쉽고 또 아쉽지만 2시간 남짓 내가 직접 보고 느낀 이 자리, 이 시간의 감각은 2007년 웹을 통해 살고, 일을 하면서 가장 값진 것이 되었지 않나 싶다.

2007년 12월 14일 금요일

온오프라인 모임 도움 사이트 ONOFFMIX

요즘 하코사라는 네이버 카페 안에서 내가 저질러서 시작된 스터디모임도 다니고,
여기저기 세미나에도 노크를 하고 있다. 생각보다 여러가지 세미나와 모임이 있는데 막상 찾으려고 하면 쉽게 찾아지지도 않고, 찾아도 신청해서 붙기가 만만치 않다.


그러다 우연히 ONOFFMIX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는데
공식, 비공식, 개인, 단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모임을 공지하고 신청받는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실상 공지글을 올리고, 참가희망자들이 신청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사실 이런게 필요했다! 온갖 모임과 세미나 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이 가능하니
몰랐던 세미나에도 관심가지고 신청해볼수 있고, 쉽게 신청하고 철회도 되니 얼마나 편한가.

웹2.0 서비스란 이렇게 간단하지만 필요하고, 필요한것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니게는가!
미투데이, 라이프팟, 스프링노트, 올라데이와 같은 웹2.0을 주장하는 웹서비스들이 나오고 있고 이들의 공통점 역시 간단한 서비스와 쉬운 작동이다. 온오프믹스도 이제 일상생활에 요긴한 웹서비스가 될 것 같다.

사무실에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하기!

오늘 커다란 박스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구가 배달되었다. 3층 사무실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예쁘게 반짝이는 구슬과 인형 등을 트리에 걸었고, 모처럼 활짝 웃으며 사진도 찍었다.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고, 하루이틀 돈벌이에 급급해 하면서 크리스마스의 설레임 따위는 애써 떠올리려고 하지 않아도, 계절은 무심하게도 12월 25일을 기다리게 하고, 이렇게 쓸쓸한 사무실 공기를 일순간 훈훈하게 덥혀놨다. 흰 눈이 내리는 멋진 성탄은 욕심일지라도 혼자서 아쉬움을 달래는 그런 성탄이 아니길 바라면서 트리위에 조용히 자기 힘껏 빛을 내 뿜는 기적을 바라본다.

2007년 12월 12일 수요일

대선과 브라우저

며칠 뒤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바뀐다. 각각의 기호 번호를 달고 정동영, 이명박, 문국현, 이회창... 등 쟁쟁하다 하면 쟁쟁한 고만고만하다고 까대면 뽑아줄 후보 하나 없는 이번 선거. 아직도 마음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나는 웹퍼블리셔다. 고로 회사에서 온종일 html문서를 설계하고, 스타일을 정의하고, 스크립트를 구현한다. 그리고 인터넷 익스플로어 6과 7, 파이어폭스, 사파리, 오페라 등 온갖 브라우저들을 돌아가며 제대로 만들어 졌는지를 확인한다. 이런 작업을 한참 하다보니 문득 헷갈리기 시작했다. IE가 이명박 후보같고, FF가 정동영 후보같고, 사파리가 문국현 후보로 보이고... 물론 딱히 브라우저와 각 후보를 연결짓는게 무리가 있겠지만 재밌지 않은가

그 옛날(?) 넷스케이프가 최고였을때가 있었고, 최근에 와서 MS에게 밀려 2인자가 되었다가 이젠 자식과도 같은 파이어폭스에게마저도 밀려 그저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꼭 민주당의 이인제 같고, 한결같은 철학으로 멋진 디자인과 유저를 먼저 생각하는 애플의 사파리는 문국현을 닮았다. 애플이 전통의 기업이고 문국현이 CEO출신이라는 것 역시 닮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가. 온갖 비표준과 버그들로 욕을 먹고 있으면서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MS의 IE는 한나라당의 이명박을 닮았고, 민주당(넷스케이프)으로부터 열린우리당(모질라 파운데이션)을 만들었던 정동영은 어찌 파이어폭스같다. (물론 지금은 다시 신당을 만들었지만) 파이어폭스가 웹표준을 준수하고 웹2.0을 이끌어 가는 선두 브라우저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정동영이 그렇다고 단정지을수는 없겠지만 나름의 시선으로 볼적에 그래도 정동영은 이명박처럼 지나치게 치우친 감은 없고, 여타 후보보다는 확실히 앞서가는 지지기반도 가지고 있지 않은가. 파폭 역시 완벽한 브라우저가 아닌것도, 정동영이 이명박 후보만큼은 아닐지라도 아주 깨끗한 후보는 아닌것처럼. 고로코롬 닮아 보이는것은 아주 착각은 아닐거라 생각해 본다.

뭐- 어디까지나 일하다 언듯 떠오른 잡생각을 글로 남긴 것인데. 읽는 분들이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특정 후보를 확실하게 지지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거니와 MS의 IE를 이명박 후보와 동일화 시켜 매도할 마음도 없다. 더불어 정동영 후보를 파폭과 매치시켜 우상화 시켜볼 마음도 없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저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2007년 12월 6일 목요일

태그와 태그 사이에 나 있다

지난 2년 군대에 있는 동안 가장 힘들게 날 괴롭혔던 것은 나의 미래였다. 과거에 묻어둔 사랑과 열정에도 나는 쓸쓸해 했지만 다가오는 미래는 처량한 감상에만 빠질 수 없게 만들었던게 사실이다. 특히 직업이라는 것. 나이를 먹고 나도 한 사람의 몫으로 삶을 지탱해야 할 때가 되어서 그래 내게도 뚜렷한 직업이 필요해지는 시기가 오니까 막막했다.

입대전 나는 학생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프리랜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직업인이기도 했다. 그 때는 코더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그 일. 인터넷에 뿌려져 있는 수 많은 웹페이지들을 출판(Publishing)하는 일을 하는 작업이다. HTML이라는 아주 쉽고 간단한 언어를 가지고 약간의 수고만 해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웹디자이너들이 주로 겸해서 하기는 했지만 제법 규모가 있는 웹에이젼시에서는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코더들을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또는 낮은 연봉의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었다. 작업은 단순했지만 업무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흔히 노가다와 비교하는데, 정말 단순히 삽질만 온 종일 하는 것과 같은 일과의 연속이었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은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몫이지 코더의 몫이 아니었다. 고분고분히 좀비처럼 페이지만 만들어내면 그만이었다.

과연 이 일을 계속 해야만 하는가? 그게 지난 2년동안 날 가장 힘들게 흔들었던 고민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웹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을까. 한국이라는 척박한 공간에서 웹이라고 꿈을 심어볼만하겠는가. 나의 생각은 대체로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것이었다.

내가 상병을 달고 다섯달쯤 지났을 때 부대에 인터넷방이 생겼다. 그리고 그 즈음하여 나는 김중태님의 블로그에서 시멘틱웹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다. 김중태님은 웹2.0과 시멘틱웹을 설명하기 위한 책을 내셨는데 다음 휴가때 수원역에 도착하자 마자 서점을 찾아 책을 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책이 내가 웹퍼블리셔(코더)의 명함을 조금 더 유예할 수 있도록 꿈을 잡아준 길라잡이였던것 같다. 김중태님의 책과 블로그에서 나는 현실의 변화와 더불어 내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고, 인식의 변화는 내 다짐을 굳히고, 행동을 결행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올 여름. 나는 마지막 휴가를 나와 몇 군데 회사의 면접을 봤다. 며칠의 고민이 있었지만 비교적 어렵지 않게 지금의 회사를 선택하고 전역 후 바로 출근을 할 수 있었다. 난 웹퍼블리셔가 되었다.

소속은 개발팀이고, 처음 명함은 개발자였지만 업무적으로 퍼블리셔였고, 현재 새로 받은 명함에는 '웹'이라는 글자가 생략되긴 했지만 퍼블리셔라고 적혀 있다. 디자인팀이 아닌 개발팀에 소속되어 있는 까닭은 회사와 나 개인의 합의와 결정에 의한 것이었다.

지금의 웹퍼블리싱 작업은 과거와 많이 달라져, 기본적으로 UI를 인식하고 설계하는 기획자적 안목과 이미지로 구현된 디자인을 의미론적으로 분석하여 재디자인하는 디자이너적인 창의력, 프론트(웹브라우져)단에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위한 개발자적 실용성을 고루 갖추어야만 하게 되었다.

물론 나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이제부터라는 생각으로 공부하고, 실무를 더해가고 있다. 여건도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아직도 디자이너나 개발자보다는 낮은 대우를 받아야만 하고, 업무의 양은 웹표준화로 인해 더욱 가중되었다. 인력은 부족하고 요구는 늘었다. 웹퍼블리셔의 작업은 결과만을 두고 보았을때 최종 사용자에게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작업이다. 때문에 퍼블리셔의 능력에 따른 대접을 요구하기란 더욱 힘들다. 하지만 웹퍼블리셔의 세심한 노력과 과정에 따라 완성된 사이트의 질은 크게 높아지거나 낮아지게 된다.

무심하게 눈발이 내리는 겨울밤.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반년의 시간을 지난 즈음. 그리고 새로운 공부와 인연을 맺기 직전의 순간에 이런 글을 남기는 까닭은 내 자신의 측은함도 있겠지만, 내 직업에 대한 약간의 자부심이 불을 피우기 시작했음이기도 할 것이다.

웹표준화를 통해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의미있는 태그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비롯한 모든 웹에 접근 가능한 사람과 기계들에게 정보로의 접근을 허락하고, 공평하게 제공되어질 수 있어야 하는 철학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의미있는 태그란 무엇인가. 내가 웹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그림이나 영상이 아닌 태그로써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게 아닐까.

고로,
태그와 태그 사이에 나 자신을 가장 먼저 정의하고 보여줄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모나리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남자의 친구인 여자가 왜 그렇게 멍청하게 지켜만 보느냐고 묻는다.
남자가 말한다.

그녀는 모나리자와 같애.
모나리자... 그래 모나리자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이면서 그림이지. 아주 고가의 가격이지. 나같이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끼니를 채울 돈이 아까워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 사람이 가질수 있는 그런 그림이 아니지. 설령 내가 모나리자를 가질 수 있다 해도. 어울리지 않아. 스무평도 되지 않는 내 집 어디에도 모나리자를 걸어둘 벽은 없어. 이렇게 나는 한 두 걸음 뒤에서 바라볼 순 있겠지만. 손을 뻗어서 만지면 안되는거야. 그럴 용기도 없지만, 그럴만한 돈도, 그럴만한 자격도 가지고 있지 못하거든.

그녀는 모나리자와 같애. 내가 그녀의 마음을 훔친다면 내 것이 될까? 아닐거야. 나는 아직 그녀를 가질 만큼의 자격이 없어. 기 조건이 돈이든, 큰 집이든 명예든간에 난 어느것 하나도 조건에 닿지 않거든. 그 사실만은 알지. 그래서 오늘도 난 이렇게 바라만 봐.

돈 많고, 큰 집을 가졌고, 품위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지위까지 지닌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허락받고 가져가기 전까진 이렇게 볼 수는 있는거잖아.

이건 짧은 픽션일 뿐이다.
자신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여자에게 남자는 초라한 그림자만이 자신의 전부가 된다.
거대한 박물관, 그 속에 철저한 보안으로 지켜지는 고가의 그림처럼,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는 그림이 되는 현실과 환상. 남자에게 현실은 환상이고 환상은 현실이 되어 무겁게 남자의 초라함을 짓이긴다.

2007년 12월 3일 월요일

미니홈피, 대선에서 소외되는건가

요즘 17대 대선과 관련해서 하루중 서너시간은 블로그스피어에서 대선관련 포스트을 읽는데 할애하고 있다.
각종 언론매체의 실시간적인 뉴스도 읽을거리가 되기는 하지만, 조금 더 국민입장에서(다소간 주관적일지라도) 쏟아져 나오는 글들을 읽고 싶은 생각은 블로그스피어를 쉽게 떠나지 못하게 하는것 같다.

그러다 문득 싸이월드에는 대선과 관련한 무언가가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안팎으로 싸이월드의 위기설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커뮤니티 사이트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아닌가. 기업의 프로모션 사이트로 활용되기도 하고,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의 대중과의 소통 공간으로도 자리를 잡아가는 공간이니까.

그래서 찾아가봤다. 이명박 후보 홈피!
현재 시각이 23시 45분이 넘어가는데 투데이가 7613이다. 일단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게시판이나 사진첩은 공식적인 목적의 사진과 글들로 채워져 있어서 특별한 것은 없었고, 궁금한건 역시 방명록이었는데 온갖 비난과 비평, 심지어는 욕설로 도배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이 많았다. bbk사건을 비롯한 최근의 여러가지 위장건들을 고려해 봤을 때 상황만 놓고 보면 의도적으로 좋은 내용의 글만 남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거나 실시간으로 지나친 비난글은 삭제되고 있을수도 있을것 같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올블로그나 블코에서 이명박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글들이 순위권을 휩쓸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수밖에 없다. 어떤이들은 미니홈피까지 조작하는구나 하고 한탄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 정동영 후보나 여타 다른 후보도 크게 다르진 않을것 같다.

기본적으로 폐쇄적이고 인맥중심의 커뮤니티인 싸이월드가 블로그처럼 활발히 정치적인 논쟁을 벌일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오늘 본 싸이월드는 어쩐지 전혀 다른 세상 같았다. 선거의 분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고, 후보의 미니홈피도 단순 홍보 외에는 별로 매체적인 기능을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특정 연예인의 이슈가 있을때마다 수만히트를 넘기면서 온갖 댓글이 달리는 것과는 사뭇 다르니 말이다.

애시당초 싸이월드에서 그런 소통의 장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블로그의 영향력이 좀 더 커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코사 in 스터디그룹 계획

네이버카페 하드코딩을하는사람들 안에서 작은 스터디그룹을 만들어볼까 한다.
CDK(CSS DESIGN KOREA)나 하코사는 웹이라는 온라인 매체 속에서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사실 사람들끼리 직접 머리 맞대고 공부하는 것 만큼 효과적이고 빠른것도 없지 않나.

그래서 적은 인원수로 구성된 소모임형태의 스터디그룹을 만들어서 실무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공부와 정보를 나누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소모임의 성격은 일단 아래와 같다.

1. 3~5인으로 최소인원 구성
2. 리더가 없이 동등 자격으로 진행, 순서대로 간단한 세미나를 진행하거나 토론과 공동탐구위주의 공부
3. 토즈와 같은 모임공간을 이용한 장소이용
4. 짧게는 2주 길게는 3주 간격으로 1회 이상의 정기적 모임
5. 참여인원이 가능하면 지역적으로 인근에 위치

대학시절에도 여러 모임에 참여해 보았지만 사실 인원수에 관계없이 모임 자체가 오랫동안 유지되는게 쉽지가 않다. 특히나 이러 스터디그룹, 강력한(?) 리더가 없는 경우는 더더욱 미래를 보장받기 힘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확실한 실력자가 없고 각자의 사회생활에 바쁜 직장이라는 점 등이 이러한 성격의 모임을 더 유용하게 해주리라 생각해본다.

2007년 12월 2일 일요일

웹2.0 검색엔진과 사랑

웹 2.0으로 구현된 검색엔진은
내가 지금 누굴 사랑하고 있는지도 알려줄 수 있어야지.
사랑하는 사람이 무얼 좋아하고 있는지도 알려줄 수 있어야지.
사랑하는 사람이 왜 힘들어 하는지도 알려주면 좋잖아.

내게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언제쯤 그런 사랑 느낄 수 있을지 알려주고,
그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찾아줄 수 있으면 좋을거야.
구글맵으로 어디에 사는지 나오고, 지식인에서 그녀가 좋아할만한 것들을 알려줄거야.
플리커에 가면 그녀의 사랑스러운 사진을 볼 수 있고,
유투브에는 내가 그녀에게 프로포즈하는 동영상이 나올거야.

그게 웹2.0 아니겠어? 그런것도 안되는 웹이 무슨 2.0이야. 웃겨!

최소한,
최소한,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정도는 깨달을 수 있는
답은 찾아줘야 하지 않아!

2007년 11월 27일 화요일

두려움은 높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심장에서부터 온다.

두려움은 높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심장에서부터 온다.

천운영님의 소설 '잘가라 서커스'중에 나오는 말이다.
아무리 높은 곳이라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만큼 차가운 심장을 가졌지만, 사랑 앞에서 처음으로 아찔하고도 안타까운 가슴졸임을 느끼는 심장의 떨림. 사랑은 그런 것이구나하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나는 누구라도 알아 맞출 수 있을만큼 확실한 에이형의 남자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울적해지고, 소심해지는 심성을 어쩌지 못하고, 그렇게 그런대로 살아가는 작은 남자. 운이 좋게도 한두번의 연애도 해 봤지만 애석하게도 남자가 고백을 했던 상대로부터는 단 한번도 결실을 맺어보지 못한 놈이기도 하다. 항상 걱정을 앞세우고 더듬거리다가 기회를 놓치기도 했고, 차마 용기내지 못하고 그만두었던 순간도 있었던 것 같다.

내게 심장은 너무나 가깝고, 큰 것이었을까. 하지만 천운영님의 글귀때문에 조금은 용기를 가져볼양도 생긴것 같다. 그 어떤 차갑고 무딘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도 결국은 사랑 앞에서는 홧홧히 뜨거워지는 설레임을 거절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것도 같아서다.

아직은 아쉬운 시간 속에 혼자임을 그냥 그대로 묻어두고 살며 지내지만 제게도 내일이든 언제든 좋은 인연이 나타나고, 다시금 그 떨림 앞에 서 볼수 있겠지않나.

2007년 11월 26일 월요일

바보멍청이라는 욕

며칠전 모 인터넷 방송을 청취하다가 들은 사연이다.

우리 누나는 욕이란걸 할 줄 모릅니다. 기껏해야 "바보야", "멍청이야" 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그런 누나가 세상에서 가장 심한 욕이라고 내뱉는 말이 "바보 멍청이야"입니다.

중략...

그런 누나에게 제가 "바보 멍청이야"라고 말했습니다. 누나는 속이 상해서 며칠째 제게 말을 하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우습기도 하고, 이게 뭐야 할 수도 있는 짧은 사연이었다. 하지만 내겐 그렇게 하하- 하고 웃어버리고 잊어버릴만큼 작은 것이 되지 않았나 보다.

나는 살면서 나이라는 것을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세상살이에 못된 것들을 눈과 귀로 보고 듣고, 몸으로 체감하면서 못되어지는 마음과 방어할 수 있는 욕지꺼리를 배워왔다. 잘못된 것인줄을 알면서도 그것이 나를 강하게 한다고도 생각해왔다. 섬뜩하리만치 무서운 말들을 나는 아무렇지 않게 내 뱉을 수도 있고, 때로는 상처가 되는 말을 무심하게 던져버리곤 한다.

내게 바보야와 멍청이야는 귓가에 닿지도 않을 만큼 초라한 단어일 뿐이었다. 하지만 사연 속에 묻어난 그 단어들은 놀라웁게도 나를 흔들었고, 알 수 없는 죄스러움과 죄책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사연 속 누나의 천진함이나 순수함 때문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단어와 말이 가지는 가장 원초적인 의미를 다시 깨우쳤다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세상 어떤 말과 욕도 의미를 담지 않으면 상처가 되지 않는다. 그저 소리로 깨어져 나갈뿐.

내 입을 토해져 나오는 세상의 어떤 말에도 함부로 독을 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 그 생각이 나를 흔들었다.

2007년 11월 20일 화요일

프로젝트만 웹표준화 세미나 신청하기

프로젝트만에서 웹표준화에 대한 세미나를 한답니다. 올해 몇차례 웹표준화 세미나를 참석해 볼려고 했으나,
부득이하게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마지막이다 싶어 오늘 신청했네요.



  
타이틀 : WHY & HOW 웹표준 왜?어떻게?
▶ 내   용 : 웹표준화,웹퍼블리셔 그리고 신현석팀장의 솔직한 이야기들
세미나일시 : 2007년 12/8(토) 오후 2:00 ~ 5:00 (3시간동안 함께 하겠습니다)
▶ 세미나장소 : 강남 (추후 다시공지하겠습니다. - 업데이트됩니다.)

▶ 접수방법 : 프로젝트만에 회원가입하시고, 바로 Booking 메뉴에서 접수신청
접수기간 : 2007년 11/19 (월) ~ 11/30 (금) 저녁 6시까지
▶ 부킹 선정자 발표 : 2007년 12/4 (화) 점심때 → 선정자는 SMS를 날려드립니다.
               
▶ 참가자격 : 제한 없음. (웹코더,웹퍼블리셔들께서 들으시면 더 좋겠군요)
    → 참가하신 분들중에 부킹 선정되신 분들만 입장 가능합니다.

▶ 참 가  비 : 참가비 없음. 완전 무료
▶ 선정방법 : 강사 맘대로
▶ 선배강사 : 신현석 팀장 (강사소개 보기)


2007년 11월 19일 월요일

첫눈, 11월 19일

정화한테서 첫눈이 내린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내가 사는 수원은 비만 조금 내리고 있을 뿐이었다.

뉴스에서도 서울과 인천지역에 첫 눈이 내리고 있다는 것으로 보아,
내가 비라고 생각했던 그 차가운 느낌이 첫눈이었던 것 같다.

첫 눈,
올해는 혼자서 이 순간을 맞고 싶지는 않았는데
별 수 없이
또 이렇게 혼자구나 싶다.

뭐- 그렇긴 해도 그렇게 기분이 울적하진 않다.
왠지 모르겠지만

요 며칠 속으로 앓고 있던 것을 그냥 털어버리고 나니
조금은 개운한감도 있고, 나쁘지만은 않다.

이제 겨울인가보다.

2007년 11월 17일 토요일

벌써 가을도 가는구나

1년은 11개월. 마지막 12월은 그저 보답하는 마음으로 우리에게 덤으로 주어진 시간.

그렇게 보면 2007년도 이제 보름 남짓 남아버린것 같다.
덕분에 가을도 참 짧고, 아쉽게 지나간다.
누군가와 손 맞잡을 욕심까지는 버리더라도, 카메라를 들고 단풍이며 억새며 찍어보자던 다짐도
지켜보지 못한채 아쉬운 겨울 바람을 맞게 되는것 같다.

어제 오늘 비가 조금 내린뒤로 무척이나 추워졌다.
영하 몇도.. 몇도까지 떨어진다는 아나운서의 예쁜 입술말이 어쩌니 어색하더니,
참말인가 보다. 정말 춥다. 바람도 어찌나 거칠게 부는지.

다들, 감기 조심하길!

2007년 11월 10일 토요일

대명 비발디파크의 가을

디지털오션 하반기 워크샵으로 다녀온 대명 비발디파크에서 찍은 가을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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