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5일 목요일

2009년에는 웹표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흔히 민주주의 정치는 정당 정치라고도 하고, 크게 보수와 진보로 나뉘죠. (우리나라는 진보가 아닌 진보, 보수가 아닌 보수가 판을 치고 있긴 하지만...) 최근에 웹 생태계에서 가장 큰 이슈중 하나가 웹표준입니다. 웹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초석으로 2000년을 전 후로 많은 논의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다소 늦긴 했지만 한국도 2005년을 기점으로 여러 세미나와 포럼 등을 통해 웹표준 운동이 일었고, 2008년은 파이어폭스 3과 구글의 크롬 등 새로운 표준 브라우저들의 출시로 익스플로어 6과 7이 주춤하고, 웹표준을 제대로 지키겠다며 8이 발표되면서 소란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국내 웹 종사자들 가운데에서도 웹표준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과 이에 반대 또는 부정적인 사람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정치에 빗대긴 어색하지만 웹표준을 지지하는 사람은은 진보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듯 하고, 부정적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보수라는 현수막을 내 건 것 같아 보입니다. 바꾸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인 셈이죠.

개인적으로 이러한 모습이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2005년 이후 한동안 지나치게 웹표준만을 지지하며 목소리가 커져가는 것을 보면서 불안해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웹표준을 지지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 웹표준을 준수하기 위한 작업이 쉽지 않았고, 큰 괴리가 존재함을 느껴 왔기 때문입니다. 분명 반대편의 사람들이 있을텐데 그들의 목소리는 거의 없었거든요. 그러던 것이 최근에 브라우저 업그래이드 캠페인등이 일면서 수면 위로 오르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감정적이고 근거 없이 싸움판이 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나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로의 주장에 반기를 꼿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경력을 포함해서 수년에 걸쳐 웹에이젼시에서 근무했던 저 역시 사내에서 웹표준을 준수해 달라는 요청을 여러번 해왔고, 때마다 다양한 현실적 문제들에 대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계속해서 대화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 했고, 답변을 위한 새로운 공부를 해야 했었습니다. 아직도 과정 중에 있고, 결론을 내기에 부족한 경험이지만 그러한 노력에 조금은 인식이 바뀌어 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 저의 지식도 높아져 갔다고 생각하구요. 그럼에도 근래 '싸움'이 되는 이슈들에 대해서는 선듯 끼어들지 못합니다. 아직도 현실적이고나 시급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죠.

ActiveX와 같은 문제는 작업자들만의 공방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분명 아닙니다. 이미 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전분투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사회적으로 환기가 되어야 하고, 분명한 근거와 주장들이 나와서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가 와야 근본적인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브라우저 선택의 문제라든가 플래시 사용의 문제들 역시 간단한 문제들은 아닐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인들처럼 멱삽잡이와 욕설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만 않는다면 더 많은 대화와 토론은 분명 한국의 웹생태계를 긍정적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네이버의 오픈캐스트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웹표준과 관련된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것이 주제입니다. 지금까지 총 일곱번을 출판했는데 새로운 글과 소재를 찾는 것이 점점 힘듭니다. 그만큼 국내에 웹표준과 웹접근성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는 2009년에는 많은 분들이 자신이 갖는 관심만큼 더 많은 이야기들을 꺼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저 역시 현업에서 더욱 분발해서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많이 풀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4개:

  1. 좋은글 많이 기대 하겠습니다!! 봄눈님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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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군우 - 2008/12/29 18:04
    얼굴 본지 한두달 된것 같네요~

    새해 되면 장군님이랑 같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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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잼잼 - 2008/12/31 11:58
    새해에도 저 많이 사랑해 주세요~ 잼잼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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