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0일 금요일

나도 나이테를 먹어가는가보다.

열살이 되던 해 이런 기분이 있었을까 기억이 가믈가믈 하지만은-
스무해가 지난 후 그리고 다시 3년이 지나 이제 스물 넷이라는 나이가 되어버린 가을 즈음에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달라졌음을 새삼 느껴본다.
불볕같던 한여름의 태양을 일순간에 물려버린 거대한 태풍처럼-
뜨거웠던 나의 욕심과 어린시절 꿈은 한번의 태풍에 휩쓸리듯 주춤하고 있는 것 같다.
이다음에 커서 정말 멋진 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가슴 설레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던 중학교 시절만 해도 꿈은 현실에 가까웠다. 차츰 차라나는 키만큼 늘어나는 나이테를 감지하지 못한것은 아니지만 한해 두해 한달 두달 한시간 두시간.. 그렇게 멈춤 없이 흐르는 시간은 내 꿈에 대한 욕심을 차츰 무뎌지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
다행스러운것은 비록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크기만 했던 그 꿈은 그러한 테의 늘어남에 따라 차츰 현실적으로 변해간다. 나의 한계를 직감하고, 나의 능력을 인정하며, 나의 가능성을 바라본다. 나는 어디까지 갈 것이며, 어디까지 이룰 수 있을지.
불확실한 미래이고, 함부로 짐작해서는 안될 미래이지만 그리되리라 믿어지는 신념은 그만큼 두터워지는것은 아닐까.
나무의 나이테가 늘어갈수록 나무의 허리는 더욱 견고해지듯-
나의 삶이 더해갈수록 나의 의지는 더욱 견고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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