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6일 월요일

고래비행군단

빙하 사이 파란 바다 위로 거대한 고래 한 마리가 물 위로 솟아 오르더니 이내 물 속으로 잠수한다. 아기 고래, 엄마 고래 모두 아빠 따라 자맥질을 한다. 그러고는 수면 위로 솟아오르더니 다시 잠수하지 않고 수면 위를 비행(?)한다. 그들은 바다 위 하늘을 나는 것이다. 잠시 엄마 아빠와 헤어진 아기 고래는 빙하 속 심연, 얼음 수정 사이를 돌아다니다 엄마 아빠의 그림자를 본다. 자기는 빙하 동굴에 있고 그들은 동굴 밖에 있는 것이다. 동굴 한가운데 광선의 기둥을 따라 서서히 부상한 아기 고래는 빙산의 '분화구' 위로 솟아오른다. 그러고는 부모와 하늘에서 다시 만난다. 아빠 고래는 마치 거대한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듯 바다 수면 위를 미끄러진다. 바다 속 깊은 어둠의 세계로 다가가 다른 고래들을 불러모은다. 고래들은 모두 수면 위로 솟아오르고 하나의 비행 군단을 이룬다. 파란 하늘을 관통하며 편대 비행을 하는 고래들-. 글들은 고공으로 상승하여 구름 사이에서 자맥질한다. 번개와 천둥이 치지만 고래 비행 군단은 대열을 흐트리지 않고 더욱더 고공으로 상승한다, 마침내 고밀도의 구름 띠를 뚫고 솟아오른다. 그곳은 천상의 바다이다. 그 물결 위에서 고래들은 자맥질한다. 그런데 천상의 바다는 하늘인가, 바다인가?

<깊이와 넓이 4막 16장 / 김용석 님의 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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