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2일 수요일

대선과 브라우저

며칠 뒤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바뀐다. 각각의 기호 번호를 달고 정동영, 이명박, 문국현, 이회창... 등 쟁쟁하다 하면 쟁쟁한 고만고만하다고 까대면 뽑아줄 후보 하나 없는 이번 선거. 아직도 마음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나는 웹퍼블리셔다. 고로 회사에서 온종일 html문서를 설계하고, 스타일을 정의하고, 스크립트를 구현한다. 그리고 인터넷 익스플로어 6과 7, 파이어폭스, 사파리, 오페라 등 온갖 브라우저들을 돌아가며 제대로 만들어 졌는지를 확인한다. 이런 작업을 한참 하다보니 문득 헷갈리기 시작했다. IE가 이명박 후보같고, FF가 정동영 후보같고, 사파리가 문국현 후보로 보이고... 물론 딱히 브라우저와 각 후보를 연결짓는게 무리가 있겠지만 재밌지 않은가

그 옛날(?) 넷스케이프가 최고였을때가 있었고, 최근에 와서 MS에게 밀려 2인자가 되었다가 이젠 자식과도 같은 파이어폭스에게마저도 밀려 그저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꼭 민주당의 이인제 같고, 한결같은 철학으로 멋진 디자인과 유저를 먼저 생각하는 애플의 사파리는 문국현을 닮았다. 애플이 전통의 기업이고 문국현이 CEO출신이라는 것 역시 닮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가. 온갖 비표준과 버그들로 욕을 먹고 있으면서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MS의 IE는 한나라당의 이명박을 닮았고, 민주당(넷스케이프)으로부터 열린우리당(모질라 파운데이션)을 만들었던 정동영은 어찌 파이어폭스같다. (물론 지금은 다시 신당을 만들었지만) 파이어폭스가 웹표준을 준수하고 웹2.0을 이끌어 가는 선두 브라우저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정동영이 그렇다고 단정지을수는 없겠지만 나름의 시선으로 볼적에 그래도 정동영은 이명박처럼 지나치게 치우친 감은 없고, 여타 후보보다는 확실히 앞서가는 지지기반도 가지고 있지 않은가. 파폭 역시 완벽한 브라우저가 아닌것도, 정동영이 이명박 후보만큼은 아닐지라도 아주 깨끗한 후보는 아닌것처럼. 고로코롬 닮아 보이는것은 아주 착각은 아닐거라 생각해 본다.

뭐- 어디까지나 일하다 언듯 떠오른 잡생각을 글로 남긴 것인데. 읽는 분들이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특정 후보를 확실하게 지지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거니와 MS의 IE를 이명박 후보와 동일화 시켜 매도할 마음도 없다. 더불어 정동영 후보를 파폭과 매치시켜 우상화 시켜볼 마음도 없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저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댓글 2개:

  1. ㅋㅋ 우연히 봤는데~

    너무 재미있네요,

    어쩜, 너무 기발하셔요~~

    브라우저를, 대선후보와 연결시키실수 있다니,,*^^*

    그것도 그렇고,

    퍼블리셔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모든 브라우저에서 확인작업까지 하시다니~

    와~ 우리나라에도 아직 그런작업이 이루어지는구나,

    그것두 신기하네요~~^^



    ㅎㅎ 수고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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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reenGrim - 2007/12/13 20:58
    하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린그림님도 IT쪽에서 일 하시나봐요~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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