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6일 목요일

모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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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남자의 친구인 여자가 왜 그렇게 멍청하게 지켜만 보느냐고 묻는다.
남자가 말한다.

그녀는 모나리자와 같애.
모나리자... 그래 모나리자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이면서 그림이지. 아주 고가의 가격이지. 나같이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끼니를 채울 돈이 아까워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 사람이 가질수 있는 그런 그림이 아니지. 설령 내가 모나리자를 가질 수 있다 해도. 어울리지 않아. 스무평도 되지 않는 내 집 어디에도 모나리자를 걸어둘 벽은 없어. 이렇게 나는 한 두 걸음 뒤에서 바라볼 순 있겠지만. 손을 뻗어서 만지면 안되는거야. 그럴 용기도 없지만, 그럴만한 돈도, 그럴만한 자격도 가지고 있지 못하거든.

그녀는 모나리자와 같애. 내가 그녀의 마음을 훔친다면 내 것이 될까? 아닐거야. 나는 아직 그녀를 가질 만큼의 자격이 없어. 기 조건이 돈이든, 큰 집이든 명예든간에 난 어느것 하나도 조건에 닿지 않거든. 그 사실만은 알지. 그래서 오늘도 난 이렇게 바라만 봐.

돈 많고, 큰 집을 가졌고, 품위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지위까지 지닌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허락받고 가져가기 전까진 이렇게 볼 수는 있는거잖아.

이건 짧은 픽션일 뿐이다.
자신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여자에게 남자는 초라한 그림자만이 자신의 전부가 된다.
거대한 박물관, 그 속에 철저한 보안으로 지켜지는 고가의 그림처럼,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는 그림이 되는 현실과 환상. 남자에게 현실은 환상이고 환상은 현실이 되어 무겁게 남자의 초라함을 짓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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