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28일 수요일

통제를 위한 일촌맺기?

힘을 가진자의 통제와 감시는 어디까지가 의무이며 허용될 수 있는 것일까?
요즘 내게 닥친 몇가지 사정때문에 허공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중이다. 사정의 요약은 싸이월드 일촌맺기에 있는데, 이것이 온/오프라인으로 겪어 사귀어지거나 친해진 사이간에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움"과 나의 의지에 의한 결단이 아닌 타자에 의한 강제와 통제수단으로써의 의무감으로 이루어지게 되면서 내 속에 화가 끌어 올랐음이다.

최근 일부 연예인들의 자살사고를 통해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심상치 않게 등장하고 있고, 그 속에 죽은이들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또 그것이 발가벗겨진 시체로 적나라하게 세상에 보여지면서 마치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다는 논리로 익명의 누군가. 즉 '나'에게까지 그 사슬이 채워지 것이다.

큰 타자에 의한 통제적 수단으로의 '일촌맺기'는 절대 다수의 익명인 한명에게는 아주 쉽고, 편리하며,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작은 개인의 의식으로부터 터져나온 반응은 의외로 불만 가득하고, 납득되기 어려운 현실에 화가 치밀어 오를수도 있는 일인 것이다. 나처럼 말이다.

대의명분이 있다. 훌륭한 통제 수단이면서도, 대부분의 경우 부담이 없고, 또다른 타인의 시선에 노골적이거나 불합리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땅치 않게 여겨짐을 나는 스스로 달래기가 수월치 않다.
공의 이익을 위해서, 오프라인에서뿐 아니라 온라인에서까지, 감시와 의심을 받아야만 하는 것일까?
오늘은 너무나 예민해져 있다. 순간 욱하는 마음으로 진정 원해서 맺었던 일촌들의 이름까지도 몽땅 날려버릴 각오가 일기까지 한다. 인터넷, 온라인... 어쩐지 내게 나타난 타자보다 더 큰 타자들에 의해 통제되고 감시되는 시스템이 되어 버릴것만 같다. 그 속에서는 나는 숨을 쉬며 살아갈 수 있을까?

댓글 7개:

  1. 싸이월드.







    스스로 인생막장을 택한 중범죄자들도 싸이에서는 화려한 벤처사업



    가로 변신하고,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성공만은 꿈꾸는 한심



    한 백수들도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 척 전문직 비슷한 뉘앙스



    를 풍기며 자신만은 정말 하루하루 노력하며 살고 있는 것처럼 포장



    하는 곳이 싸이월드다.





    싸이월드 일기장 같은 경우는 가식의 메카이다. 그만큼 은밀하면서



    도 타인을 의식하는 역겨운 글쓰기장이다. 읽을 대상을 염두해두고



    쓰는 그 자기자랑 가득한 논픽션 드라마 일기에 우리는 과연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







    친하지도 않은 사람 사진까지 마구 스크랩하며 친구 폴더의 페이지



    수를 늘려 내 대인관계는 이 정도다 뽐내고, 렌트카에서 사진을 찍



    거나 고급레스토랑에서 사진을 찍는 것 따위로 자신의 가치를 올리



    려고 시도한다.





    마치 영원한 사랑을 할 듯 홈피 전체를 '그 사람'과의 사진과 이야기



    로 도배했다 불과 몇 주 만에 '그 사람'이 '다른 사람'으론 바뀌곤 또



    다른 '그 사람'으로 똑같은 패턴으로 홈피를 꾸미기 시작한다. 현실



    과는 관계도 없는 달콤한 김제동식 말장난 철학으로 도배하여 자신



    의 행동을 합리화 시킨다.





    여기저기서 쓸데없는 몇 줄짜리 글귀들을 마구 스크랩 해와선 거기



    에 자신을 맞추어 나간다. 남들이 써놓은 짧은 몇 줄짜리 글 따위에



    자신의 신념마저 흔들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결국 또 하나의



    '나'가 만들어진다.







    어딜가서 무얼 했고, 어딜가서 무얼 먹었으며, 어제의 기분은 어떠



    했고, 오늘의 기분은 어떠하며.. 설렘, 우울, 짜증 같은 기분표시 따



    위를 하루하루 변경하면서 자기의 기분을 모든 사람이 다 알아주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마치 보험설계사가 자신의 고객을 관리하듯이 일촌리스트를 펼쳐놓



    고 첫번부터 끝번까지 방명록 순회를 하며 다 비슷비슷한 글들을 남



    기곤 자신의 홈피에도 와달라는 은근한 암시를 한다. 애초에 무언가



    를 바라고 상대방의 홈피에 흔적을 남긴다.





    Give and Take. '내가 너 사진에 예쁘다고 남겼으니 너도 예쁘다고



    남겨야지' 하다못해 자신의 싸이 투데이라도 올라가겠지 하는 생각



    으로.







    일촌평의 길이와 방명록의 숫자가 곧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믿



    고 있다. 그 아무 의미 없는 일촌평과 방명록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모두가 타인을 생각하는 척 그러나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결국 자기



    자신을 포장하는데 서로가 이용되어 주고, 이용할 뿐이다.



    싸이를 허영심 마케팅의 승리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난 열등감을



    건드림으로 싸이가 이만큼 성장했다고 본다. 열등감을 감추려 자기



    자신마저 속이면서 무의식적으로 자기를 포장해가는 악순환의 반복



    으로 싸이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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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웹서핑 하다가, 우연히 본 글이에요. 왠지 마음에 들어서, 이렇게 한번 올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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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좋은글 고마워.. 아주 공감이 가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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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ㅋ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위에 써놓은 글들은 공감이 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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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언제나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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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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