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2일 수요일

어머니의 이력서

어머니께서 이력서를 쓰신다고,
요즘은 잘 쓰지도 않는 이력서 용지를 사다 놓으셨습니다.

아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워드프로세서로 꾸밀대로 꾸며놓은 이력서를 써넣고,
이 회사, 저 회사에 경력 자랑을 하며 자라고 있을 때.
어머니 이력서에는 10년동안 구멍가게를 했다는 내용 한 줄 밖에는 쓸 것이 없었습니다.

글씨라도 작았더라면 남아버린 자리가 너무도 휑해서
서글픈 가슴이 더 울어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들이 아직은 못나서
차마 이력서를 쓰시는 어머니를 말리지를 못했습니다.

아들 벌이가 어서 나아져야하는데 말입니다.
혹시 지금처럼 쉬는 시간에도 해볼만한 일이 있을까 해서
구인란을 뒤적여 보는데
마땅한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게 괜히 답답하고 짜증만 보태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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