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5일 토요일

인터넷음악방송에서 찾은 아날로그적 드라마

인터넷을 통해서 음악을 듣는 일은 이제 일상이다. 네이버 블로그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클릭할 때마다 유행가가 흘러나오고, 내가 원할때면 언제라도 쥬크온과 멜론뮤직에서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엠포유같은 음악방송도 항상 내 귀와 마음을 느낌으로 채워준다.

TV도 있고, DVD도 있다. 원하면 언제라도 라디오를 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라디오가 왠지 예전같지는 않다. TV를 중심으로 하는 영상매체에 밀린탓도 있겠지만 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던 매체가 이제는 TV와 같은 영상매체를 닮아가는 것 같다. 유명 연예인들이 마이크를 잡으면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팬들의 한호성이 휘몰아쳐 들려오는 것을 느낀다. TV속에서 보이던 연예인은 고스란히 라디오속에 담겨져 있다.

인터넷은 가장 새로운 매체다. 인터넷을 통한 음악방송은 라디오와 닮았지만 좀 더 세련되고 특별하다 할 수 있다. 쟈키와 청취자, 그리고 청취자들끼리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음악을 공유한다. 하지만 인터넷 음악방송은 아직까진 어설프다. 쟈키들의 작은 실수도 많고, 라디오처럼 정보가 다양하거나 훌륭하지도 않다. 그런데 여기에 인터넷음악방송의 매력이 있다.

지금의 라디오가 TV를 닮아가는동안, 가장 새로운 매체를 통해 우리곁에 찾아온 인터넷음악방송은 예전의 라디오를 닮아가려고 한다. 지금의 라디오가 남겨두고 간 자리를 인터넷 음악방송이 채워가고 있는것이다. 쟈키는 어린 학생부터 주부까지 누구라도 될 수 있으며, 그들은 우리 일상생활과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연예인이 아니고 스타가 아니다. 그래서 그들은 실수도 하고, 솔직한 모습을 억지로 감추려 들지도 않는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과거나 학력을 위조하거나 속일 필요가 없고, 스캔들에 휘말려 사죄를 해야할 이유도 없다. 때때로 그들은 청취자가 되기도 하고, 어떤 청취자는 어느순간 자신이 쟈키가 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그들은 항상 소통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가식적이지 않고, 검열되지 않고 애써 조작하지 않은 그렇게 날것인것 그대로를 방송하고, 듣는다. 예전의 라디오가 해내지 못했던 것을 지금의 인터넷음악방송이 하고 있고, 지금의 라디오와 TV가 하고자 하는 것을 이것이 해보이고 있다.

가장 새롭다는 그릇안에 가장 아날로그적인 인간사와 음악을 담고 있는 공간. 그곳이 바로 인터넷 음악방송이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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