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0일 목요일

웹표준화 작업에 따른 용어의 혼란

말과 글이라는게 참 어렵고, 중요한 것이라서 어떻게 불리고, 어떻게 씌여지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래 용어가 없는 것이 행동이나 결과로 나타나면서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하고, 용어가 발생하고 의미를 부여받으면서 성격이 굳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 웹표준화 작업이 빈번해지면서 과거와 현재의 용어가 충돌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1. 코딩과 퍼블리싱

우리같은 사람들이 하는 일을 가르켜 대부분이 '코딩'이라고 하죠. 하지만 자바든 C든 코드를 작성하는 작업 역시 '코딩'이거든요. 그래서 개발자분들과 대화할땐 '코딩'이라는 용어때문에 혼란을 빚기도 합니다. 다행히 요즘은 '퍼블리싱'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그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죠.

2. (HTML)코더와 웹퍼블리셔

업무 자체를 부르던 용어는 그 직종의 이름이 됩니다. 코딩을 한다라고 말 했을때 우린 '(HTML)코더'였고, 퍼블리싱 작업을 한다고 하는 지금은 '웹퍼블리셔'입니다. ('나는 웹퍼블리셔입니다' 참고) 사실 둘의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용어의 차이가 가져다 주는 느낌은 아주 다릅니다. '코더'일 때 우린 디자이너와 개발자 사이에서 자리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때론 멸시를 받아가면서 한낱 '알바'에 불과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웹퍼블리셔'임을 밝히며, 우리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이너와 개발자도 함부로 하지 못합니다.

3. TABLE코딩과 DIV코딩

표준화 작업과 관련해서 'DIV코딩'이라는 정체 불명의 용어도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비표준화 코딩을 'TABLE코딩'이라고 부르게 되더군요. 어찌보면 맞습니다. 표준화 코딩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태그가 아무래도 'DIV'이고, 과거의 방식에서는 'TABLE'이 가장 많이 나왔죠. 다시 말해 디자인을 구조화시키는 작업에서 그 레이아웃을 잡는데 있어 핵심이 되는 태그가 'TABLE'에서 'DIV'로 바뀐점을 시사합니다. 그래서 꼭 틀린 의미로 보이지는 않더군요. 다만, 'DIV코딩'이 마치 'TABLE'태그를 완벽하게 대체한다는 의미로 오해될 수도 있는것 같습니다. 이건 아니겠죠. 표준화 코딩에서 'TABLE'태그 역시 사용 가능한 태그이고, 표를 만들어야할 자리에 궂이 'DIV'로 어려움을 사서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퍼블리셔들은 누구보다 이러한 용어의 혼란을 잘 알고 있을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무개씨 코딩좀 부탁해요", '요즘은 코더 구하기가 어려워", "코딩 잘 되가?" 라는 말들을 듣고 있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비교가 되지는 않지만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것을 우리는 참지 못하죠. 누군가 우리를 그저 코더라고만 부른다면 괜히 화가 날지도 모릅니다. 표준화 코딩이라고 하지 않고, DIV코딩이라고 하면 그 사람의 무지함에 치를 떨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 조차도 스스로를 '웹퍼블리셔'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이 아직도 많고, '퍼블리싱'보다는 '코딩'이라는 용어가 더 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TABLE코딩이든 DIV코딩이든 나 스스로 이해하고, 작업을 진행시킬 수 있기도 합니다. 차차 나아지리라 봅니다. 직종을 가르키는 용어가 이미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는건 그래서 참 다행인겁니다. 웹표준화라는 용어도 많이 알려져 있구요. 개인적으로 '퍼블리싱'과 '코딩'중에는 '코딩'이 좀 더 편하더군요. 프로그래밍도 흔히 '개발'이라고 짧은 용어로 많이 쓰죠. 다만, 세번째 TABLE코딩과 DIV코딩의 문제는 신중하게 반응해 봐야겠습니다. 누군가 "DIV코딩해 주세요"라고 한다면, "아 표준화코딩이요?"라고 되물어 줍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용어를 바꿔 나가면, 인식과 의미가 변해가지 않을까요.

댓글 3개:

  1. 변변찮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 역씨 웹프로그래머로 웹직종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표준HTML 과 css 그리고 약간의 js 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코더나 코딩한다 등등의 말은 저 역시 듣기가 거북하지만 아직도 많이들 그렇게 사용하고 있구요..

    저는 누가 "이거는 코딩에서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물으면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쪽에서 HTML 마크업후에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라고 다시 알려줍니다.

    오래동안 몸에 베여진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겠지만 조금씩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옛날 table태그로 html페이지를 마크업하는것이 쉬웠던것 처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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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

    세상에나! 윤좌진님께서 제 블로그까지 와 주시고, 글까지 남겨주실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ㅠ ㅠ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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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괜히 어렵게 생각했던 부분을 아..이런거였구나 하고 쉽게 이해하고 갑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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