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30일 월요일

봄눈

봄눈은 그저 뜻하지 않게 내리곤 한다. 겨울이 가고, 이제는 봄이다 싶을때 마지막 인사처럼 그렇게 내리곤 한다. 몸서리치게 시리던 겨울바람을 내모는 봄햇살에 섭섭하기라도 하듯, 시위라도 하듯 그렇게 내린다. 하지만 그 모냥이 어디 그저 시기어린 마음뿐일까. 봄눈은 금새 녹아 반짝이기 시작한다. 세상에 은빛으로 안녕을 말하고, 얼어버린 땅으로, 가슴으로 헤집고 들어가 어른다. 푸른다. 그렇게 흔적없이 사라지곤 한다.

누군가의 가슴에 스며들어가 그 마음을 풀어헤치고, 따듯하게 봄기운을 심어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봄눈은 내리는가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