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14일 수요일

흔들린 사진들

사진을 찍다보면 참 많은 사진이 흔들려서 버리게 된다.
숨도 쉬지 않고 최대한 몸을 낮추고도 그렇게나 애를 쓰며 흔들리지 않으려고 해도 셔터를 누르는 마지막 순간에 약간의 흔들림은 사진을 실망스럽게 만들곤 한다.

정말 좋은 사진 한장이 얼마나 힘들게 만들어지나-를 고민하거나 얘기하고 싶은게 아니다. 살다보면.. 참 많은 순간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 생각해보면 우린 그렇게 매 순간 순간 흔들리며 살아간다. 사진은 그저 흔들려서 보기 싫어지면 버리면 그만이겠지만...
내 삶은? 너의 삶은? 우리들 삶은.. 그렇게 쉽게 버려질수 있을까..

너무 많이 흔들려서 이젠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게 되었을땐..
어떤 사람들은 너무 아파서 그대로 주저앉기도 하지만.. 참 많은 사람들 다시 힘내서 일어나는 걸 보면.. 그저 사진과 같지만은 않다는 생각 또 해본다.

흔들려서 버려진 사진은 그것으로 기억속에서 사라져버리지만.
너무 흔들려서 한때 힘들어하고 좌절하고 고통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흔들린 기억은 그것 자체로 또렷하게 남아 내게 남은 시간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

오늘 문득 창 밖에 장마비를 찍다 흔들려버린 사진을 보면서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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