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4일 토요일

72만원.

오늘 두번째로 인쇄소를 찾았다.
책 한권 만들기가 이렇게나 힘들어서야...
작년에 그렇게 고생해서 만들었고, 올해는 작년보다는 낳겠지 싶었는데
더 힘들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 모두 긁어야 60만원.
우리가 선택한 인쇄방법은 마스터 인쇄 가격은 50만원.
10만원의 여유가 생겼고, 독자투고해주신 분들께 도서상품권을 드릴까 고민하던 찰나.

올라오셔서 확인해보시라는- 전화 한통화로
12만원이라는 금액이 올라가 버렸다.

12만원... 아.. 그 많은 돈은 또 어디서 구하는가 말인가.
마스터 인쇄로 나온 샘플은 그냥보기에도 한숨이 나올정도였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이제는 그것조차 따질 기운이 없다.
애시당초 잡지란 무리였을까?
그저 글이나 잔득 담은 문집으로 만족해야 했을까?

사진마다 뭉개지며 어둡게 나온 모양새들이 도대체가 감당이 되질 않았다.

아직도 잡지다움을 드러내려면 한참을 더 공부하고 경력을 쌓고 준비를 해야하는데
이렇게나 돈이 드니... 벌써 힘에 부친다.

내년. 내 후년- 또 어떻게 잡지를 만들어 낼 것인가.

현실인가?

아무리 싸고 싼 집을 찾아도 결국엔 마찬가지의 돈이 들고 만다.


72만원.

지혜가 모자른 12만원을 다 내겠다고 하는것을 말리고서야
십시일반 모아보자라는 결론을 냈다.


아침부터 긴장해 있었고,
점심도 못먹고, 부랴부랴 충무로까지 올라와
두시간이 넘도록 고민과 수정을 거치면서
다시 저녁도 못 챙겨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차에 올라탔다.

무거운 가방만큼이나 가슴이 꽉 막혀왔다.

아이들에게 또 어떻게 손을 내밀어야 할까..
지금 지혜의 머리속이 잔득 쪼그라들어 있을게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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