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7일 수요일

웹퍼블리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동안 본 블로그를 통해서 어떤 사람들이 웹퍼블리셔가 되는지, 웹퍼블리셔들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문서화의 중요성, 웹퍼블리셔들에게 필요한 가이드라인커뮤니티 사이트 소개, 어떻게 표준화를 지켜갈 것인지, UI개발자와 웹퍼블리셔라는 명명의 문제, 개발 프로세스(웹 개발 프로세스) 등 적지 않은 이야기들을 나름대로 풀어 놓았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며칠전 가까운 지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친구가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협업은 함께 완성해 나가는 작업이다

어떤 분야든 사람은 혼자서 모든 일을 온전히 다 해내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우리가 업으로 삼고 있는 IT. 그 중에서도 웹과 관련된 직종은 기술이 점차 발전하고 사용자의 욕구가 높아질 수록 디테일해지고, 세분화 되는 경향을 보인다. 웹퍼블리셔라는 직군만 해도 최근 몇년 사이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며, 근래에는 UI개발자, 마크업개발자, 자바스크립터, 웹퍼블리셔 등 업무의 범위에 따른 구분이 보다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큰 틀에서 바라보면 웹은 웹기획자와 웹디자이너, 웹개잘자 그리고 웹퍼블리셔(UI개발자)의 협업으로 완성된다. 내가 친구로부터 새삼 깨달은 것이 바로 이것이고,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것- 협업에 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흔히 Co-work 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특별한 설명이 덧붙여지는 것도 아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서 각기 기술을 가진 이들이 서로 의견과 생각을 나누고, 업무를 나누며, 일사분란하게 일을 처리해서 완성해 나간다는 것인데 웹퍼블리셔에게 있어 이 협업이 다른 직군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고 본다.

웹퍼블리셔 중심의 웹 표준 개발 프로세스

웹퍼블리셔 중심의 웹 표준 개발 프로세스

웹 개발 프로세스 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인데 웹 표준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경우 점차로 웹퍼블리셔의 역활이 중요해진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이트 오픈과 이후의 유지보수까지 전 단계에 걸쳐 웹퍼블리셔는 빈 자리를 찾아 볼 수 없다. 기획자와 함께 스토리보드를 대신하는 구조적 HTML 문서(마크업)를 만들고, 웹디자이너와 웹접근성 관련 이슈들을 논의하면서 최적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며, 이에 맞는 적절한 CSS를 작성한다. 개발자와는 오픈 이후에도 웹표준을 준수하는 사이트를 위한 표준화 가이드라인을 제작하면서 검증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오픈 이후의 유지보수를 통해서도 사이트의 웹표준 준수를 유지시켜야 할 책임도 가진다. 꽤나 부담스러울 수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웹퍼블리셔에게 있어 다른 직군들과의 협업 문제가 중요함을 집어낼 수 있다.

그래서 웹퍼블리셔들에게는 대인 관계가 좋고 업무적으로 마찰을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협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마음가짐 내지는 자세가 요구되고, 때때로 훌륭한 PM이나 팀장, 기획자들로부터 배울 수 있기도 하다.

경험적으로도 내부든 외부든 개발자들과의 소통이 원할하지 않아(대체로 개발자가 멍청하거나 무능력하다고 생각하면서- 또는 알면서도 게을러서 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마무리 단계의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의 디자인에 자부심이 지나친 디자이너와 의견이 맞지 않아서 감정적으로 화가 나서 제대로 일을 처리해 주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기획자는 또 어떤가! 훌륭한 기획자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그들과 일을 함께 할 때는 차라리 내가 기획을 하고 말겠다! 라는 전직의 희망(?)까지도 꿈틀대곤 했다. 이런 프로젝트는 분명히 엉망이 되어 버리곤 했다.

과거에는 기획자만이 디자이너와 개발자 그리고 클라이언트 사이를 오가며 온갖 원망과 모욕을 받아내며 버티곤 했다. 굳이 지금에 와서 웹퍼블리셔가 그 역활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의 웹퍼블리셔들에게 확실히 요구되는 것은 내 경험이나 지금 바로 현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웹퍼블리셔들이 이미 느끼고 있을 그것을 자신이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웹기획자와 웹디자이너 그리고 웹개발자. 조금 더 깊게는 클라이언트까지 충분한 지식과 경험으로 설득하고, 제안하며, 때로는 현실적으로 타협해 가면서 서로간의 업무가 단순히 기계적이지 않고 인간적으로 손을 맞잡고 함께 풀어가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HTML, CSS, JavaScript, DOM, Web Accessiblity 등 웹표준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과 이론들을 충분히 배우고 알고 있더라도 협업에 대한 현실적인 마음가짐이 부족하다면 웹퍼블리셔로서의 당신은 충분한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댓글 7개:

  1. 각자의 목표의식에만 사로잡혀서 나가다보니 그런 경우가 허다한것 같습니다.

    서로간에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타협할것은 타협하고 양보할것은 양보하면서 최종적으로는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봄눈님이 얘기하시는것처럼 의견 충돌만 날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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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같은 맥락일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개발자는 개발만 하고 기획자는 기획만 하고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하고 이렇게 자신이 담당하는 그 일만을 위한 일을 한다면 분명 충돌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거죠.

    결국 상호간의 의견 충돌이라는 것이 발생하는 이유는 서로하는 업무에 대한 이해가 없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길어지네요 _-.. 그만쓸게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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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황규연 - 2009/01/08 09:49
    네 맞는것 같습니다. 협업은 단순히 기술로 익힐 수 있는 부분이 아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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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rootbox - 2009/01/08 10:45
    하하 루트박스님 길게 쓰셔도 되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특히나 웹퍼블리셔들은 다른 직군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높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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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웹 퍼블리셔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같이 일을 해 나가는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능력인 것 같습니다. 비단 이쪽만 그런게 아니죠. 저는 지금 년차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그어떠한 능력보다 중요한 것 같이 생각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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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신현석 - 2009/01/10 19:56
    네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요구되고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특별히 '웹퍼블리셔'들에게 강조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웹퍼블리셔'라는 업무적 위치가 여러 직군들과 자주 부딪히게 된다는 점(예를 들면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직접 부딪히는 경우보다는 많죠)과 또 하나 최근에 웹퍼블리셔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다보니 단순히 기술적인 능력만 높으면 큰 연봉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거품이 생기기 시작한것 같아서에요. 정말 더 중요한게 뭔가? 라는 생각을 해봤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스킬만큼 협업에 대한 능력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 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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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trackback from: 개발자와 주석으로 대화하자
    협업에 대한 두번째 글입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스터디를 해 온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그 동생은 성품도 착하고 유쾌한데 웹표준에 대한 열정과 노력도 참 대단합니다. 그 동생이 스터디 활동을 처음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한달여간 계약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웹표준에 대한 인식이나 지식은 왠만한 경력자 못지 않았는데 실무 경험이 처음이었다는 점은 웹디자이너나 웹개발자와의 협업 부분에 있어서 적잖이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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