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13일 수요일

하루종일 컴퓨터하기

종일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뚜렷한 일이나 목적 없이 그저 웹서핑을 하고, 웹에 올라온 신문 기사를 읽다가
관심이 생기거나 궁금증이 생긴것들의 링크를 클릭해보며 쫓아가다가
적당히 떠오른 노래를 듣다가
적당히 웃기는 만화를 보다가
피곤해지는 눈을 몇번 감았다가
한번은 허리를 쭉 펴고 스트레칭을 해보기도 하고
그렇게 다시 모니터에 초점을 맞추고, 무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친구들 홈페이지며, 미니홈피며 둘러보다가
재미나거나 예쁜 사진등을 스크랩해온다.
그러기는 몇시간 배가 고파지면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혀 먹고,
가끔은 빵에 우유를 먹기도 하고,
오늘은 특별히 자장면을 배달시켜 먹고,
그렇게 다시 앉아 스포츠 신문이며, 축구 관련 글들을 찾아 읽다보면
어느새 어제 봤던 기사를 또 보게 되고,
어느새 아까 들었던 노래를 또 듣고 있고,
어느새 내 홈페이지에 다시 들어와 있게 된다.
인터넷은 넓고, 컴퓨터는 못할 것이 없지만, 스물 네시간이라는 하룻동안을
놀아줄 친구는 되어 주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가져다 주고, 새로운것과 즐거운 것들을 제공해 준다고 하지만
내 얘기를 들어주지 못하고,
내게 아무런 말도 해대지 못하고,
가끔은 삐쳐보이기도 하고, 웃어보이기도 하고, 같이 밥먹어주지도 못하고,
내 가슴을 설레이게도 하지 못하는 바보일뿐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그저 그런 기계이고, 도구일 뿐이다.
친구는 안이 아니라 밖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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