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4일 수요일

네이버가 망해야 대학생이 산다

내일 무슨 과제가 있는지 후배들이 웬걸 묻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몇 마디 해주긴 했는데 한두 녀석이 아니네! 이거. 뭐.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야 잘못된 게 아니니까 그렇다 치고, 정말 당황이 된 건 "네이버 지식인"에 안 나온 나고 안타까워하다니! 물론, 인터넷이 발전했고, 많은 자료가 웹문서로 만들어져 있으니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치지만, 뭐든 네이버 지식인에게 물어보면 나온다는 생각이 점점 깊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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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자유글터에 어울릴만한 글은 아니지만 '네이버 지식인'에 대해서 몇 가지 고발하고자 한다. 네이버라는 포털 사이트가 유명해진 건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하나는 자연미인(?) 전지현을 통한 홍보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어 검색 엔진이다.(두 가지 모두 '자연'의 이미지이고, 네이버의 색이 녹색임을 볼 때 치밀한 전략에 의한 설정이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온오프라인 모두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주었고, 결과적으로 다음(http://www.daum.net)을 제치고 네이버가 포털(인터넷에서 수많은 웹문서를 검색하여, 링크를 따라 이동할 수 있는 관문의 의미였으나, 현재는 토털 인터넷 서비스의 의미가 강함.) 1위로 올라서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1위 자리에 앉은 네이버는 백화점식(다수의 관련되지 못한 서비스들을 인기 순으로 진열해 놓는 전략) 기업 경영으로 블로그와 지식인등의 서비스를 추가로 확대해 나간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네이버가 '블로그(Blog)'의 불안전한 시스템 설계 때문에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그것은 논외로 두고, '지식인'을 보자. '지식인'은 참 편리하다. 물어보면 답 해주니까. 거기다 딱딱하게 정의된 양식보다는 네티즌 개개인의 질문 답이 주류를 이루고, 적절한 답은 모범답안처럼 선택까지 된다. 누구나 알만한 내용에서부터 아주 사소하고 부끄러운 질문까지 정말 세상의 모든 지식이란 지식은 다 있을 것 같다. 심지어 남자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화장실이 막혀서 물을 못 내리는데 어떻게 뚫어야 하냐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쯤 되면 우리들의 "지식인"에 대한 믿음이 극에 달해도 지나쳤음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지식인의 문제점.

첫째, 잘못된 시스템 설계다. 지식인을 살펴보면 질문자가 질문을 하고 다수의 답변자가 답을 단다. 그리고 질문자가 가장 적절한 답을 선택해준다. 이 같은 시스템은 오류를 포함한 답을 정답으로 확정짓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더불어 지식인의 질문답 시스템은 올바른 토론문화의 공간으로 확대시키지 못하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물론 지식인 자체가 토론의 공간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공간이라면 자연스럽게 토론이 형성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네이버 지식인은 불필요한 답변이 대부분이며, 그 다음은 중복된 답변과 전혀 관계없는 광고가 답변으로 올라오기도 한다. 따라서 질문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 수렴하기 어려운 시스템이 되어 버렸다. (심지어 몇 몇 기업들은 아르바이트를 고용하여 네이버 지식인에 관련 질문에 자사 홈페이지를 광고하기까지 한다. 네이버가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을 텐데 묵인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꿍꿍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둘째, 중복된 자료가 너무나 많다. 더불어 불필요한 대답이나 정보가 너무 많다. 단 몇 줄의 정확한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지식인 검색에 할애해야 한다. 이것은 너무나 비효율적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식인에서 쓸 만한 정보는 사실 이미 예전에 잘 갖추어진 웹사이트에서 불법적으로 "펌"질 당한 것이 대다수다. 네티즌 스스로 양질의 답변을 달아놓은 것은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펌질'에 대한 우려는 생각보다 큰데 다른 사람의 지적 재산을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드는 풍속이 조장되고 있음이다. 특히,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네이버 블로그는 이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고, 그렇게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펌'질을 이용하여 콘테츠의 재사용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셋째, 네이버 검색 시스템의 상업성이다. 네이버는 기업이고 따라서 이윤을 내야하고, 모든 지식인 페이지에는 광고가 노출된다. 따라서 가능한 많은 광고를 네티즌들에게 노출시켜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 말은 즉 지식인 검색을 장시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며, 검색의 비효율성을 극대화 시킨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통한다. 또한, 실재로 검색의 대상이 되는 웹페이지 검색 결과는 지식인 다음 맨 마지막에 나타나게 함으로써 네티즌들이 지식인에 더욱 집중하도록 만든다.

생각의 정리 없이 언급한 것들이지만, 네이버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네티즌들을 무임금으로 부려먹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다수의 네이버 블로거들은 무료로 블로그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위와 같은 네이버의 전략에 의해서 네이버에 종속되어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엄청난 양의 자료를 지식인이라는 허울뿐인 서비스를 통해서 재생산하도록 강요하고 거기에 광고효과까지 극대화하고 있다.

한신성은 무엇인가? 지식인을 통해서 검색해보자. 얼마나 나오나? 정확한가? 얻을만한 것이 있는가? 세상의 모든 지식이 들어있는가? 천만의 말씀. 속지 말자. 네이버의 계략에 그만 놀아나자. 물론 다음이나 엠파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적어도 국내 포털 업체 중에 네티즌을 우롱하지 않는 기업은 단 한곳도 없다.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네이버나 다음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다. 한데 모아놓은 자료들하며 미려한 디자인과 편리함 때문이다. 마음이 아프다. 인터넷은 광활한데 우리는 네이버와 마음속에 갇혀서 살고 있다. 한국의 그 많은 네티즌들은 인터넷이라는 바다를 앞에 두고 스스로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웅덩이를 파놓고 깊다고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우물안 개구리라는 표현이 이처럼 잘 어울리는 경우가 또 있을까 싶다.

사실 이 글은 '한신성'을 조사하는 과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지식인에게 아무리 한신성에 대해서 물어봐도 지식인은 검색결과가 없다고 대답해 줄 뿐이다. 5천의 한신인중 누군가 질문을 해두지 않는다면 말이다. 우리가 인터넷을 생활 속에 두면서 뭐든 인터넷으로 찾아 낼 수 있다는 맹신에 대한 경각심을 '지식인'을 단적으로 들어 깨주고 싶었다. 얼마나 당황스러운가! 일주일전에 내준 과제를 지식인에게 물어보면 나오겠지 하는 믿음으로 버티다가 전날 밤 지식인에게 물었더니 모른단다. 눈앞이 캄캄해지지 않는가?

나는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인터넷은 광활하고, 정보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한신성'도 지식인이 대답해 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기왕에 전자문화속에서 살고 있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조금 더 고민해서 검색해보는 습관도 가져보자는 것과, 인터넷이 가져다 주는 편리함에 쉽게 길들여 지지 말자는 것이다. 이기가 편리함을 제공할 수록 인간은 더 많이 고민하고, 어려워져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문자시대의 지식인들 중 많은 수가 이 같은 전자문화의 천박함과 단순함에 안타까워 하고 있지만, 사실 이 같은 병폐는 국내 IT업체들의 상업주의의 영향이 크다. 그들의 철저한 기획력에 인터넷 강대국 대한민국 네티즌들을 우물안에 갇아놓고, 부지런한 일개미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말은 많았으나, 결론적으로 한마디 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네이버가 저렇고, 국내 인터넷 문화가 이렇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라고 되물을 것을 알면서도 마땅히 가르쳐줄만한 '무엇'이 부족하고, 확실하지 않다는 답답함이 있다. 처음으로 돌아가 내 경험을 비추어 정보 검색만을 답해볼까 한다. 나는 최근 구글(Google.co.kr)이라는 검색 엔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구글을 홍보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구글 역시 세계적인 독과점 기업이기 때문이다. MS의 아성을 무너뜨릴만한 기업이 있다면 단연 구글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네티즌들은 구글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유는 명료하다. 구글은 인터넷 문화를 이끌어 갈만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검색엔진은 단연 최고이며,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결코 네이버와 같이 인기몰이를 위한 백화점식 서비스가 아니다. 철저하게 고민되고 장기적으로 테스트되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의 질이 높고, 사용자의 만족도가 그 무엇보다 높다. 모든 서비스가 구글의 검색 서비스와 연계되며, 아주 빠르게 원하는 '무엇'을 찾을 수 있도록 협조한다. 구글은 분명 거대 기업이고, 독과점이 가능한 기업이지만, MS나 네이버처럼 네티즌들을 농락하지 않는다. 구글의 메일 서비스가 무려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베타서비스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 같은 입장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기획에서부터 오픈까지의 기한이 단 몇달인 국내 업체들의 새로운 서비스들과 비교해 보면 구글이 얼마나 미래를 내다보고 걸음을 옮기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네이버와 다음이 가져다 주는 편리함을 한번쯤 귀찮아 해보라는 것이며, 온종일 네이버 속에서 헤매이는 자신을 되돌아 보라는 것이다.

댓글 6개:

  1. 옳소.네이버 중복된 자료 너무 많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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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답변남겨준대로 복사해갔다가 교수님한테 완전 찍혔어요..전혀 틀린답을 가르켜줘서...

    저만 그런게 아니라,다른글들봐도 전혀 엉뚱한 답변을 채택해버리니깐..저같은 사람은 진짜로 믿죠..

    덕분에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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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네이버만 그런게아님2008년 5월 3일 오후 11:07

    네이버만 그런게 아니라 최근 지식거래시장이 그렇습니다.-_-

    다른데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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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네이버즐 - 2008/05/04 15:09
    다 초딩들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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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맞아!!!!!!!네이버 그거 가장 싫어,답변남기면

    이글을 읽으면.행운이 어쩌고랑

    좋아하는 사람어쩌고..되도않는 전혀상관없는 답변들 완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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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네이버 지식인 알바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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