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4일 수요일

바닐라 스카이


알레하드로 아메나바르의 영화 <Open Your Eyes,1997>를 리메이크한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작품.
1 보고 나서
2 핵심이 뭐였나?
3 두번의 사건
4 정리해보면
5 비선형적인가?
6 다시 처음
6.1 이 영화에 대한 당신의 감상은?

1 보고 나서

하이퍼텍스트 문학을 공부하던 중 알게 된 작품이다. 사실 원작인 Open Your Eyes는 오래전에 TV로 보았던 기억이 있지만 그 당시만해도 어린 나이였고 너무 어려웠던 이 영화는 내게 그다지 감흥을 가져다 주지 못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그 리메이크 작품을 살펴보게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마음의 울렁거림이 멈추지 않는다.

2 핵심이 뭐였나?

바닐라 스카이는 현실과 꿈 사이에 그 경계를 인지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평을 쏟아 낸듯 하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다면 다른 시각으로 이 영화를 보고 싶었다.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설정은 단지 2차적인 방법론이었을 뿐 실재로 영화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현실과 꿈 그것들 자체가 차이가 없음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의 "선택"이다.

3 두번의 사건

영화는 두번의 사건에 의해서 전개가 되고 있다. 첫번째 사건은 교통사고, 두번째 사건은 살인사건이 그것이다. 꿈에서 깨어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오프닝은 극도로 외로운 주인공의 내면을 보여준다. 현실로 돌아온(꿈에서 깨어난) 주인공에겐 첫 눈에 반하게 되는 "여주인공"을 만나게 되고, 첫번째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첫번째 현실이 된다. 이후 영화는 이어지는 삶을 보여주는데 이는 현실이 아니라 꿈의 공간이다.(영화에서는 "맑은꿈"이라고 한다) 주인공은 교통사고 이후 일그러진 얼굴을 성형수술로 완벽하게 회복하며 여주인공과의 사랑을 이루어 나가게 된다. 하지만 이 시점에 교통사고를 냈던 스토커 여인에 대한 죄책감 내지 미안함이 강한 내면의식으로 작용하여 행복한 삶(맑은꿈)이 혼란스러운 삶(악몽)으로 변질되고 만다. 여기서 두번째 사건인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주인공이 스토커의 모습으로 보이는 사랑하는 여인을 살해하게 된 것이다. "맑은꿈"을 주인공에게 팔았던 기술관리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주인공은 현실로 돌아올 수 있게 되면서 끝이 난다.

4 정리해보면

정리해보면, 바닐라 스카이는 두 번의 현실과 두 번의 꿈. 두 번의 사건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를 도식화 해보면 다음과 같을 수 있다.

꿈1 -> 현실1(사고1발생) -> 꿈2(사고2발생) -> 현실
하지만, 영화를 평면적으로 보지 않고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은 도식화도 가능할법 하다.

꿈1 -> { 현실1(사고1발생)        } ┬-> 현실              { 꿈2(사고2발생)   } ┘
여기서 본인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두번째 도식이다. 도식대로 설명하자면 현실1과 꿈2가 선형적으로 나란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병렬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확히 같은 시점에서 시작되지는 않지만 현실1속에서 사고1이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꿈2는 시작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정확히는 나이트클럽씬 이후)

5 비선형적인가?

병렬적인 서사구조라 함은 비선형적인 구성이라는 것이며, 이 영화가 이같은 비선형성으로 설명되어야 한다고 보는 까닭은 영화의 포인트가 인간의 "선택"에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데이빗이 옛 여인의 차를 탈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영화는 단 하나의 선택적 이야기만을 보여주어야 한다. 기법적으로 주인공의 상상이나 꿈(실제의 꿈)을 통해 다른 선택의 이야기를 보여 줄 수 있겠으나 이 때의 이야기는 이미 하나의 선택 이후의 선형적인 구성위에서 존재하게 된다. 시간의 흐름이 동시적일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선형성을 띈 채로 병렬적 구성을 가진 이 영화는 꿈2의 이야기가 선위에 있지 않다고 보아야 옳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현실1에서의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육체를 죽이고(냉동) 정신세계에서의 삶의 재현을 희망하게 된다. 즉, 주인공의 이야기가 사고1발생 시점으로 정확히 되돌아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는 선위에서 탈출하게 된다. 또 다른 선을 만들고 수평을 이룬채 시간의 흐름대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야 두 개의 선은 다시 하나의 선으로 만남을 이룬다. 꿈의 이야기가 깨어나면서 현실의 이야기속으로 되돌아 오기 때문이다. 이 때 꿈의 이야기가 사건1시점으로의 현실로 돌아왔다면 이 영화는 선적인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정확히 150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현실로 주인공을 반환한다.

6 다시 처음

끝으로 이 영화가 하이퍼텍스트적 특징을 가지고 있고 그와 같은 특징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으로 시작과 끝의 구분이 없다는 점이다. 오프닝과 엔딩 씬의 장면이 동일하며 모두 꿈의 공간이다. 또한, Open Your Eyes라는 소리로부터 깨어난다. 즉, 다시 깨어난 현실에서 이야기는 되풀이되거나(반복)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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