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4일 수요일

형사이야기

최근 두 편의 형사이야기가 우리들 관심을 끌고 있다. 화성에서 실제 벌어졌던 연쇄살인을 소재로 당시의 부조리한 사회현상과 그 속에서 사투(?)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살인의 추억"과 바로 동시대의 형사들의 입장을 철저하게 뒤쫓는 "와일드 카드"가 그것이다.
"살인의 추억"이나 "와일드 카드"는 모두 우리 영화라는 공통점 외에도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사실 "살인의 추억"은 화성연쇄살인 사건이라는 소재로 인한 관심이 더욱 더 집중되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알 수 있겠지만 "살인의 추억"이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연쇄살인의 범인 아닌 연쇄살인범을 뒤쫓는 두 형사의 이야기다. 그에 반해 "와일드 카드"는 순수하게 투캅스의 대를 이을만한 형사물 시리즈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살인의 추억" 박두만(송강호 역)과 "와일드 카드"의 방제수(양동근 역)는 일단 배우만 봐도 주연 중의 주연으로 눈에 띄는 인물이다. 박두만이 직감으로 범인을 잡아내는 신기(?)를 가진 시골 촌뜨기 형사라면 방제수는 이제 막 형사에 입문한 의기가 넘치는 초짜다.
반면, "살인의 추억"의 서태윤(김상경 역)과 "와일드 카드"의 오영달(정진영 역)은 앞의 박두만과 방제수의 파트너로 등장하는 인물들로 서태윤은 과학적인 수사를 앞세우는 앨리트 서울 형사, 오영달은 총기사용 남용으로 징계위기에 처해있긴 하지만 속옷을 매일 갈아입을 정도로 깨끗하고 차분한 성격의 인물이다. 이렇게 묶여진 인물들은 서로 대립하고 화합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박두만의 비과학적인 수사와 서태윤의 과학적인 수사가 대립하고 방제수의 지나친 의협심과 오영달의 인간미(따로 마땅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가 대립을 가져다 주지만, 결국엔 사건의 중반과 결말로 다가갈 수록 그토록 대립되던 양상이 협력과 화합으로 도모하게 이른다.

그 대립과 화합의 과정이나 양상은 두 영화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긴 하지만 한가지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형사라는 인간들의 진실(?)한 모습의 비쳐짐이다. 특히 "살인의 추억"에서 두 형사외에 조연으로 등장하는 형사들의 모습은 80년대 형사들의 철저하게 감추어진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음에 우리를 경악케 하고 있다. 이에 뒤질새라 "와일드 카드"에서 등장하는 형사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바로 우리들 시대의 형사들이 어떠한가를 역겹지 않도록 보여주고 있음에 주목해볼만하다. 이에 "살인의 추억"의 김뢰하와 "와일드 카드의" 김명국이 보여주는 타락과 복귀를 함께 생각하며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살인의 추억"이나 "와일드 카드"나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미있게 본 영화이다. 비록 "와일드 카드"가 "살인의 추억"이 가지는 탄탄한 스토리나 긴장도를 따라가진 못했지만 다분히 속편을 예상케 하는 1편적인 내용으로서는 만족스러운 편이며, 투캅스와는 또 다른 형사들의 땀과 피에 절어 진하게 풍기는 인간미를 느낄 수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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